재개발조합, 내홍 일단락 수순 기대
“이르면 10월 사업시행 변경인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개발 구역 일대 모습 [헤럴드DB] |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신임 조합장 선거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으며 한숨 돌리게 됐다. 비대위가 강행 중인 새로운 조합장 및 임원 선임을 위한 절차에 제동을 걸었단 뜻이다. 기존 집행부는 내홍을 매듭 짓고 재개발 사업 7부 능선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4일 북아현 3구역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달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선거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문을 받았다. 앞서 현 집행부와 대립 중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현 조합장 및 임원에 대한 해임총회를 열고, 해임안건이 가결된 것으로 처리했다. 또한 관할 구청에 임시총회 개최 승인을 요청했고, 구청은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었음을 확인해 개최를 승인했다.
이후 비대위는 새로운 조합임원 선임을 위해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 등 선거절차에 나섰고, 구청에 선거관리위원회 선임을 의뢰했다. 기존 조합은 이런 절차가 부당하다고 판단, 해임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및 선거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선거절차 중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이 사건 해임총회는 의사정족수가 미달했고, 참석비 지급으로 의결 결과가 왜곡됐을 우려가 있어 무효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선거 절차가 계속돼 새로운 임원들이 선임되면 조합 내부 분쟁이 심화되고 법적관계가 복잡해질 우려가 있어, 선거 절차를 중지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했다. 다만 해임총회 효력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본안소송에서 이뤄진다.
앞서 조합은 공사비 급등 등을 이유로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이 지난해 9월 총회에서 통과시킨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3조3623억원, 공사비는 2조1540억원이다. 1년새 사업비는 9982억원, 공사비는 814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3.3㎡당(평당) 공사비도 53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높아졌다. 조합 관계자는 “주변 사업장 공사비와 규모 등을 감안하면 향후 도급 계약 협상에서 (평당 700만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은 이번 가처분 인용을 계기로 내분을 정리하고 남은 사업 절차에 속도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교육환경평가,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 절차를 마무리했고, 재개발 사업 7부 능선인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청에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접수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빠르면 내달 초까지는 사업시행 변경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일정에 대한 확답은 어렵지만 최종 검토 중인 상황은 맞다”고 했다.
북아현 3구역은 지하 6층~지상 32층, 아파트 47개동, 총 4730가구로 탈바꿈된다. 사업부지 면적은 총 27만2481㎡로 북아현 뉴타운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최근 조합의 내분에도 불구,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매물 프리미엄도 오름세를 이어왔다. 한 소유주는 “최근 부동산 경기 활성화 영향으로 인근 지역 매물이 모두 함께 오르고 있다”며 “두달 전과 비교해 매물 프리미엄이 4억원대에서 6억원대로 2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