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상 유연성 확보로 고객사 편의 증진
청정수소 발전 공급사 선정에 긍정 요소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 왼쪽 하단에 표시된 부분이 암모니아 탱크 6기 [롯데정밀화학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롯데정밀화학이 오는 10월부터 암모니아 운송선을 운항한다. 국내 해운사와 협력해 해상운송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암모니아 재수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암모니아 수입·저장·유통에서 수송·수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아시아 청정 암모니아 허브 도약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2월 4000만달러를 들여 구매한 2만5000톤급 암모니아 운송선을 10월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선박은 암모니아를 수입하거나 근해에 재수출할 때 활용하게 된다. 오는 10월 입찰을 시작하는 국내 청정수소 발전시장에서 암모니아 혼소 발전 물량을 따내면 서해나 남해 발전소에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역할도 할 전망이다. 암모니아는 액화 상태로 운반해 대량 운송 시 육로보다 해로가 효율적이다.
일반적으로 발전사나 고객사는 원하는 타이밍에 암모니아를 공급받고자 하는데 자체 선박이 없으면 우리나라를 지나는 항로의 배를 기다렸다가 실어 날라야 한다. 자체 선박을 운항하면 수송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사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모니아 운송선 운항은 수출 확대는 물론 국내 유통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2월 재수출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4월 베트남향 수출 초도 물량 8500톤을 출하하며 암모니아 재수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3만톤 규모의 동북아 수출 계약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만,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대상 유통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65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청정수소발전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해상운송 경쟁력 확보로 암모니아 공급사 선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정밀화학은 단일 업체로는 아시아 1위, 세계 3위의 암모니아 유통업체로 연 90만t의 암모니아를 수입·저장·유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암모니아 유통시장 점유율은 약 70%다.
롯데정밀화학이 울산항에서 암모니아 재수출 초도 출하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제공] |
이처럼 암모니아 사업을 확장해 경쟁력 있는 청정 암모니아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롯데정밀화학의 그림이다. 이를 위해 암모니아 벙커링(선박 연료 공급)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 최대 전력회사 JERA와 ‘청정 암모니아 밸류체인 업무협약(JCA)’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수요 확대 시기에 맞춰 울산에 대규모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설비도 건설할 계획이다. 연내 암모니아 개질수소 파일럿 플랜트(시험 공장)를 우선 완공해 시범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 밸류체인 확대를 바탕으로 수소 캐리어(운반체), 선박 연료, 발전소 혼소 시장용 암모니아 수요를 확보해 2030년 청정 수소 암모니아 사업에서만 1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암모니아 수요는 2030년 1억9000만~2억1000만톤으로 예상되는데 국내에서만 최소 1100만톤의 암모니아가 필요할 전망이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암모니아 수입량인 122만톤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정밀화학은 일단 올 하반기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발전소 혼소 수요 입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하반기에는 청정 암모니아 사업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예고하며 반세기 넘는 암모니아 유통 경험과 아시아 1위 유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시아 청정 암모니아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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