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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BM 루머, 범인은 해외 증권가?…“‘양치기 소년’ 오해받을라” 삼성 골머리[비즈360]
로이터, 품질 테스트 통과 관련 보도만 3번째
취재원 해외 애널리스트로 추정
오보에도 주가 시장 출렁…‘양치기 소년’ 이미지 우려
전문가들 “품질테스트 통과 중요하지 않아…대량 양산 예고된 수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공급을 둘러싼 루머가 반복되면서 삼성 내부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신발 오보가 잇따르며 주식 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으로 비춰질까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납품은 예정된 수순이기 때문에 품질 테스트 통과 시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식 시장의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오전 8시께(한국시간)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8단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이며, 4분기부터 8단 HBM3E를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삼성전자]

로이터의 보도에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오보라고 주장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입장에도 주가 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7만6000원까지 오르며 4%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후에는 소폭 하락해 전일 대비 3% 오른 7만4700원에 마감했다.

로이터는 올 들어 총 3번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품질테스트에 관해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로이터 보도에서 정보의 출처로 등장한 익명의 소식통들이 싱가포르의 애널리스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품질 테스트를 실패했다고 보도키도 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반박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대만 타이베이 국립 대만대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헤럴드DB]

해당 보도는 결국 오보로 밝혀졌다. 이후 6월 초 대만 컴퓨텍스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답한 것이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실패가 아니다”라며 “아직 테스트가 끝난 것이 아닐 뿐이며,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 인내심을 가져야한다. 여긴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도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난 7월에도 삼성이 HBM3(4세대) 제품 품질 테스트는 통과했지만 5세대 HBM3E 품질 테스트는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HBM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품질 테스트 통과 여부는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됐다. 지난 3~4개월 간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반복되면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의구심도 커진 상황이다.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언제까지 희망 고문 하는 거냐” 등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품질 테스트 통과가 시점을 명확히 할 수 없는 단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품질 테스트 통과는 서면이나 서류 등 특정 양식이 있는 방식이 아니다”며 “회사 간 협의 및 테스트 과정에서 공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대량 양산 주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즉, 품질 테스트는 공급 계약 체결 과정의 추상적 절차 중 하나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

또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이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품질테스트 통과 보도 등을 두고 HBM 과열로 인한 해프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는 입장이다. 고객사 관련 사항은 원칙적으로 극비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측에서 먼저 “삼성전자로부터 HBM3E 제품을 공급받기 시작했다”라고 발표하거나 삼성전자에게 공급 사실을 밝혀도 된다고 허가하지 않는 한 발표가 어렵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대량 양산 여부는 주문량 확대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엔비디아 측에서 삼성전자의 HBM3E가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자사 AI 가속기에 탑재될 대량 주문에 들어가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에도 HBM3E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물량까지 더해질 경우 폭발적인 주문량 상승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중 HBM3E 8단 양산 공급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 최초 개발 및 샘플 공급한 HBM3E 12단 또한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 예정”이라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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