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元이 저를 지지하는 게 맞지 않을까”
오는 28일 결선투표 현실화 여부 촉각
韓 1차 득표 65% 목표…여론조사 실랑이
국민의힘 당권레이스 후반전에 돌입한 대표 후보들. 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가나다순) 후보.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후반부에 접어든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단일화 가능성이 고개들고 있다. 일반 민심 추이에 해당하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후보가 선두를 지킨 가운데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의 ‘2중 1약’ 구도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나·원 후보도 단일화 가능성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원 후보는 15일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세론과 관련해 “일단은 꺾였다. 왜냐하면 심각한 문제제기가 된 것”이라며 한 후보가 출마 선언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제3자 추천 채해병 특검법’이 불러올 여파를 지적했다. 원 후보는 “야당의 계략과, 우리 내부 분열의 심각성과 그 현실에 대해서 얼만큼 아느냐에 따라 지금 (표심의) 분포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은 기간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은 아직도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나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원 후보는 “열려 있다”며 “정치는 생물이다. 돕게 되면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친윤(친윤석열) 주자를 자처한 원 후보는 레이스 초기부터 나 후보를 상대로 사실상 단일화에 해당하는 ‘반한동훈 진영 연대’를 압박해 왔다.
연대설을 일축했던 나 후보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위적인 단일화는 아니겠지만, 여러가지 지금 여론 추세나 이런 것에 비춰 저를 지지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나 후보는 13일 경남 창원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실질적으로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원 후보가) 사퇴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를 하면 어차피 그 결과에 의해 연대 흐름이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 이상 득표를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 하에, 오는 28일 결선투표에서 자연스러운 반한동훈 진영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인 셈이다.
여권에서는 1차 투표 이전 단일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 여권의 잠룡이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원·나 후보가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전당대회에서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친윤계에서는 결선투표 불발이 곧 윤 대통령의 정치적 패배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1차 투표에서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결선투표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의 연장선상이다. 결선투표가 현실화할 경우에는 ‘한동훈 대 반한동훈’ 표가 결집하면서 팽팽한 접전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한 후보 측은 1차 투표 과반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정광재 캠프 대변인은 전날 “변화에 대한 열망을 역대 최고 투표율과 후보 득표율로 담아 주시라”며 ‘득표율 65%’를 1차 투표 목표로 밝혔다. 전날 한 언론사는 한 후보 캠프가 당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얻었다고 보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은 “캠프와는 무관하게 이뤄진 보도”라고 선을 그었으나, 나·원 후보 측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항(당규 39조9항)’을 근거로 당 선관위에 이를 신고했다. 나 후보는 이날도 “여러 정황을 보면 한동훈 캠프 쪽에서 나오지 않고는 알려지지 않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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