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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英·佛·이란 선거 보라...쇄신·민생 없는 권력은 필패한다

최근 치러진 영국과 프랑스 총선,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모두 패배했다. 미국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민주당 후보 교체론’이 부상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우위가 한층 더해졌다.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내각 출범 후 최저 수준의 지지율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야 막론할 것 없이 다른 나라 정치세력의 성패로부터 비상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과 극우 국민연합(RN)을 누르고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출구 조사 결과가 나왔다. RN이 1위였던 1차 투표 결과가 뒤집혔지만, 집권여당이 패배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영국 조기 총선에선 노동당이 압승을 거두고 보수당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참패해 14년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5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 결선 투표에선 이란핵합의(JCPOA) 복원과 히잡 단속 완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건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승리했다.

세 나라의 선거 결과는 공히 집권세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 할 것이다. 특히 영국의 정권교체는 보수당 실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노동당의 중도 확장 노선이 어우러진 결과로 해석된다. 보수당 집권 기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로나19 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며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고물가와 공공부문 실패로 민생은 악화됐다. 그 와중에 총리실에선 술판이 벌어졌고 재정대책 없는 감세 정책이 금융시장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반면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에너지 국유화 노선을 폐기하고 소득세·법인세 동결 방침을 내세웠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강조하며 노동당을 급진 좌파에서 중도 실용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란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핵합의 복원과 대서방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사회 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난·민생고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프랑스 선거 결과는 고물가·저임금, 대규모 재정적자, 악화된 공공서비스 등 마크롱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극우에 의회를 내줄 수 없다는 유권자 표심이 결합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민생과 경제에 무능한 권력은 심판받아야 한다. 쇄신하지 않는 정당에겐 또 한번의 기회는 없다. 좌든 우든 타협과 소통 없이 일방 독주하는 세력에 국정 운영 ‘면허’는 위험하다. 어느 나라든 그게 민심이다. 여야가 뼛속 깊이 새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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