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가 뚝↓ 정유사 실적 또 감소 전망…그런데도 ‘횡재세’ 내라? [비즈360]
2Q 정제마진 5달러대…최고 15달러서 ‘뚝’
국제유가 하락세·美 수요 둔화 등 경기부진
실적 개선 얼마나 됐다고…2분기 전망 어둑
횡재세 리스크 지속…정유업계 긴장감 여전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다섯째 주(5월 26∼3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12.6원 내린 1678.4원으로,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정유업계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지표가 되는 정제마진이 지난 3월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연장을 결정했는데도 글로벌 수요 부진이 겹치며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태다.

지난 1분기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의 동반상승으로 ‘반짝 실적’을 기록한 지 불과 2~3개월 만이다. 연초 실적 개선을 계기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논란이 재점화된 상황이라 정유업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9일 정유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기준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4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와 비교해 3% 감소한 수치다. 특히, 드라이빙 시즌임에도 휘발유 마진은 배럴당 7.8달러로 34주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당시 정제마진이 최고 15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가격으로 정유업계 수익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는 5달러 안팎 수준이다.

미국 경기 부진 등으로 글로벌 수요도 감소하는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원유 수요 순증가 전망을 연초 하루 124만 배럴(bpd)에서 106만 bpd로 하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올해 원유 수요 순증가 전망을 연초 139만 bpd에서 92만 bpd로 내렸다.

최근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3.25달러,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7.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 유 모두 지난 2월 5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에 나서며 국제유가가 반등했으나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상승세가 장기화하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로 매출 19조6316억원, 영업이익 56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6247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에쓰오일(S-OIL)은 매출 8조8140억원, 영업이익 45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OIL은 지난 1분기 매출 9조3085억원, 영업이익 4541억원을 각각 기록했었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역시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정유4사(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 S-OIL,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합산 영업손실이 39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횡재세 논의가 사그러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초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횡재세 도입을 추진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당선자 워크숍에서 속도조절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횡재세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기업들 대상으로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정제마진 변동 등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시적 영업이익을 ‘횡재’로 보고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적이라고 반발하는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정제마진이 떨어지고 실적이 안 좋아질 것 같다고 하니 얘기가 좀 들어갔지만, 또 좋아질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만 해도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데 앞으로도 상황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했다.

yun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