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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선 부회장은 왜 매일 HD현대 주식 1만주 이상 샀을까? [비즈360]
지난 2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장내매수
총 29만2348주 200억 규모 훌쩍 넘어
지분율 한달새 5.26%→5.63% 상승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후 지주사주 방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이달 들어 매 거래일 HD현대 주식을 1만주 이상씩 사들이고 있다. 자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으로 제기되는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책임경영 의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2일부터 29일까지 18거래일 동안 매일 적게는 1만주, 많게는 2만9148주의 HD현대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총 매입 규모는 29만2348주로 지난 29일 종가(6만9600원)를 기준으로 약 203억5000만원 어치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지난달 말 5.26%에서 5.63%로 올랐다.

정 부회장이 지주사인 HD현대를 포함한 그룹사 주식을 장내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18년 3월 KCC가 보유한 HD현대 지분 약 5.1%를 약 3540억원에 블록딜(시간외매매)로 사들인 바 있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연이은 주식 매입이 주가 하락 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전후로 지주사의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고 이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장내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중복으로 상장했을 때 모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 경영지원부문 총괄을 겸하고 있는 정 부회장으로서는 최근 주주의 불안감 확산에 대한 책임감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던 2016년 말 선박 사후서비스(AS)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해 HD현대마린솔루션(당시 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을 주도한 바 있다.

오너 3세 경영인이자 현재 그룹 리더로서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부회장 승진으로 권오갑 회장과 함께 그룹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그는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경영 가속, 사업시너지 창출 등 그룹의 미래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HD현대는 작년 한 해 70조7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조선, 정유, 건설기계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모두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산총액 기준 재계 8위로 순위가 한단계 상승했다.

다만 이번 정 부회장 주식 매입을 경영권 승계와 직접적으로 연결해 풀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언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HD현대 지분율이 아직 5%대에 불과하고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정 이사장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경영권을 넘겨주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당분간 권오갑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권오갑 회장은 지난해 3월 재연임에 성공했는데 그에 대한 정몽준 이사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움직임과 맞물려 주가 부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과 관련해 일각에서 주가 하락 방어에 대한 요구가 나와 대주주가 직접 나선 차원”이라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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