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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와 긴밀한 관계” 리사 수의 ‘삼성 기술’ 선택 변심? 파운드리 반등 주목 [비즈360]
AMD CEO, 3나노부터 GAA 채택 언급
3나노 GAA 적용, 삼성 파운드리가 유일
AMD의 전력소모 고민 덜어줘 ‘낙점’ 분석
삼성, 대형 고객사 유치로 TSMC 추격 발판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아이멕테크놀로지포럼(ITF)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IMEC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AMD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인 TSM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2023년 7월 리사 수 AMD CEO)

“기존에 핀펫(FinFET) 트렌지스터 구조를 사용해왔으나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채택하겠다”(2024년 5월 리사 수 AMD CEO)

약 1년 사이 리사 수 AMD CEO의 상반된 언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와의 공고한 협업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삼성 고유의 기술 채택을 시사해 반도체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AMD가 전력 효율성과 성능 개선을 위해 3나노(㎚) 제품부터 삼성전자의 기술 채택 계획을 언급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이어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양사 간 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대만 TSMC에 밀려 고전 중인 삼성전자로선 대형 고객사인 AMD 물량 수주가 본격적인 파운드리 사업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아이멕테크놀로지포럼(ITF) 2024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사 수 CEO는 “기존에 핀펫(FinFET) 트렌지스터 구조를 사용해왔으나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로, 전류의 누설을 막아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력 효율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현재 3나노 공정에서 GAA 기술을 적용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경기도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리사 수 CEO가 이번에 트랜지스터 구조 변화를 택한 것도 전력 소모에 대한 고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AMD는 연산을 담당하는 AI 반도체의 전력효율 개선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5나노 핀펫 공정 대비 3나노 GAA의 성능이 30% 높고, 전력 소모량은 50% 낮다고 밝힌 바 있다. AMD가 3나노부터 삼성 파운드리의 GAA 공정을 통해 칩을 생산하기로 한 것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TSMC는 3나노에서도 GAA보다 한 세대 아래 기술로 평가받는 핀펫을 고집해왔으나 2025년 2나노부터 GAA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GAA의 기술적 우위는 확인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TSMC가 3나노 공정에서 우량 고객사인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의 주문 물량을 소화하느라 추가 가동 여력이 낮은 점도 AMD가 삼성 파운드리를 택한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개요. [삼성전자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AMD 물량 수주가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파운드리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3%로, 1위 TSMC(62%)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삼성 파운드리가 AMD 수주 이력을 발판으로 추가 고객사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만큼 향후 TSMC와의 경쟁에서 추격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AMD는 삼성전자로부터 HBM3E를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 공정에서도 삼성 기술을 택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양사의 협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13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도 빌 은(Bill En) AMD 기업담당 부사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어서 양사의 향후 협업 계획을 밝힐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MD의 이번 언급으로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향후 추가 수주나 파운드리 실적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oze@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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