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활발·가격전망지수 등 지표 상승세
전문가 “바닥 다지기…상승 분위기는 아냐”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강남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 기미를 보이자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심리를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가 지난달 상승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매수우위지수뿐 아니라 ‘거래활발지수’와 ‘가격전망지수’ 등이 전부 상승하며 부동산심리 지표들이 개선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추이에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반등 조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22.9로 2월(20.5)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3월(21.9) 수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올해 1월 21.2에서 2월 20.5로 하락했다가 지난달 상승전환했다.
매수우위지수는 표본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시장 동향에 대해 설문조사해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미만이면 매도자가 많음을,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음을 뜻한다. 매수우위지수는 거래활발지수, 가격전망지수와 함께 KB부동산의 3대 부동산심리지수로 꼽힌다.
서울은 매수우위지수 29.7을 기록해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1월 26.3→2월 25.6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1년 내 최저치를 찍었던 12월 지수 20.7 대비 약 43% 올랐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도 지난달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는 1월 18.4→2월 20.8→3월 23.1로 두 달 연속 올랐다. 인천은 2월 17.9에서 3월 25.3으로 상승폭이 컸다.
서울·경기·인천은 지난달 매수우위지수뿐 아니라 거래활발지수, 가격전망지수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울은 거래활발지수가 지난해 12월 3.7→올해 1월 4.3→2월 5.2→3월 7.7로 세 달째 올랐다. 거래활발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미만이면 한산함, 초과하면 활발함을 의미한다. 지난달 서울 거래활발지수는 지난 2021년 10월(7.7)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100 미만일수록 하락전망을, 초과할수록 상승전망을 의미하는 매매가격전망지수도 서울은 지난해 12월 82.2→올해 1월 85.3→2월 88.1→3월 89.4로 지속 상승했다.
이같이 각종 심리지표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 대해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요가 한정적이지만 연 1%대 초저금리인 신생아특례대출이 지난 1월 말부터 시행됐고,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전셋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를 상승 분위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쌓여있던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일 뿐 반등 조짐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심리지표 개선은) 상승 분위기로 보기는 어렵지만 바닥 다지기나 매물 소화 과정 정도로 본다”며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고금리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심리적 위축이 여전해 가격이 치고 올라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