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지난해 5만2000대 판매로
벤츠·BMW에 이은 3위 차지
아우디 'A6 50 TDI 콰트로 나르도그레이 에디션'. [아우디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아우디가 신차 시장에 에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분위기다. 신차 판매 감소 여파로 중고차 매물이 줄면서 지난 3년 간 제네시스에 판매량 3위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지난해 중고차 판매량을 브랜드 별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5만2000대가 판매되며, 아우디를 제치고 프리미엄 브랜드 3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8만1000대로 1위, BMW가 7만5000대로 각각 판매량 1위와 2위를 기록했고, 아우디는 3만대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엔카 관계자는 “지난 2020년까지는 BMW와 벤츠, 아우디 순으로 판매량에서 1~3위를 기록했지만, 2021년 이후 제네시스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위 빅3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경우 볼륨모델의 판매 부진에 발목이 잡히면서 최근 몇년 새 볼보와 렉서스 등 경쟁 브랜드에 추격을 허용하는 등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는 지난해 9~11월부터 볼보에게 밀리며 수입차 4위에 그쳤고, 지난 12월에는 브랜드 순위가 6위까지 밀려났다.
올해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아우디의 1월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79대로 전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1~2월 전체 시장 점유율은 1.52%다. 이는 전년도 1~2월 점유율(12.30%) 대비 10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부진 요인으로 신차 부재를 꼽는다. 아우디는 경쟁사인 벤츠, BMW가 소형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에서 신차를 적극 내놓는 것과 달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인 A6가 지난 2019년 8세대 완전변경을 거친 이후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않았다. 올해도 A6의 일부 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신차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신임 사장.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제공] |
딜러십의 ‘마진율’ 다운 판매도 실적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차량에 따라 많게는 2000만원 이상 차량의 할인을 적용하면서, ‘제값을 주는 소비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줄곧 수천만원에 이르는 할인을 적용하다 할인율을 줄이기라도 하면, 고객들이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하는 분위기”라며 “할인이 많은 연말께 판매량이 몰리면, 할인정책이 적은 연초에는 차량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올해도 Q8 e-트론 전기차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 볼륨 메인 모델의 신차 출시는 없을 예정”이라면서 “주력 판매 모델인 A6의 경우에도 여전히 잘 팔리지만,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신차 효과가 적은 게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아우디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사이 제네시스는 중고차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엔카가 시행한 조사에서 제네시스의 인기모델로는 G80이 꼽혔다. 판매대수 1위와 2위 모두 각각 이전 세대 모델인 G80과 최신 모델인 G80 (RG3) 모델이 차지했다. 이어 플래그십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80이 3위에 올랐으며, 이어 G70, EQ900이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출범 9년째를 맞은 제네시스는 글로벌 및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짧은 기간 내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확립과 꾸준한 신차 출시 효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재미가 톡톡하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출시된 지 3~5년 사이 매물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등록매물과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인기 모델들의 가격 방어도 우수했다. 엔카 집계에서 제네시스는 주행거리 6만㎞, 무사고 차량 기준 2021년식 G80 (RG3) 2.5 터보 AWD의 3월 시세는 4600만원으로 잔존가치가 80.85%에 달했다. SUV 모델인 GV80 2.5T 가솔린 AWD은 5680만원으로 잔존가치 86.06%, GV70 2.5T 가솔린 AWD의 시세는 4669만원으로 90.13%였다.
국산 제조사 시장 내에서의 거래 비중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쉐보레(GM대우), KG모빌리티(쌍용) 총 6개 브랜드의 최근 판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제네시스는 2018년 0.9%에서 지난해 7.1%까지 확대됐다. 이들 중 지속적으로 판매 비중이 증가한 브랜드는 제네시스와 기아뿐이다.
엔카의 제네시스 판매량 쇼개자료. [엔카닷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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