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스터빈 국산화 착수 이래 수주 속도
지난해 상업운전 성공하며 신뢰성 확보
3년내 세계 첫 400㎿급 수소전소터빈 개발 목표
박지원(오른쪽)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초대형 가스터빈 정격부하(FSFL) 성능시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분야에서 5년간 7조원 이상의 수주 목표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약 10년 전 가스터빈 전량 수입에서 벗어나 국산화를 시도한 이후 기술 개발 및 상업운전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 수주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박지원 회장의 ‘K-가스터빈’을 향한 집념이 점차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터빈으로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일 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 본사에서 가스·수소터빈 제작 현장 방문 행사를 가졌다고 7일 밝혔다.
행사는 본격적인 가스터빈 수주 확대를 앞두고 주요 경영진들이 임직원을 격려하고,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수소터빈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K-가스터빈 개발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수소터빈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했다. 가스터빈은 초내열 합금, 정밀 주조 등 고난도 기술과 정교한 제작이 요구된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우리나라는 과거 가스터빈을 모두 수입했다. 가스터빈 국산화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와 손잡고 기술개발을 이어갔다.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연구개발 (R&D) 센터를 설립했다.
과감한 투자 끝에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 완료에 성공했다. 당시 박 회장은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은 이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첫 공급, 지난해 7월 상업운전에 성공하며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보령신복합발전소, 올해 안동복합발전소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따내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국내에서 7조원 이상 수주를 목표로 가스 터빈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45.3GW(기가와트)에서 2036년 64.6GW로 증설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활용한 수소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고효율 H급(1500℃ 이상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고효율 터빈) 수소터빈의 수소 혼소 50%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H급 수소터빈은 기존 수소터빈(E급) 대비 연간 약 460억원의 연료비 절감과 연간 약 5만t의 추가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하다.
향후 기술이 개발되면 한국동서발전의 울산복합발전소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세계 최초 400㎿(메가와트)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는 340여개 국내 산학연이 함께 이루어낸 K-가스터빈의 수주를 본격 확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스터빈 개발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과 기술력으로 고효율 무탄소발전 기술로 부상하는 수소터빈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전체 사업에서도 수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수주액은 8조8860억원으로 전년(7조4788억원) 대비 18.8%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액은 약 16조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연간 수주액 10조원을 훌쩍 넘어 2028년 12조9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