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강대식-이준석계 김용태는 ‘5자 경선’
“與 총선 후보들, 오세훈 마케팅 하는데…”
최측근 이창근, 하남갑 컷오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막바지에 다다른 국민의힘의 22대 총선 공천에서 비윤계가 고전하고 있다. 대다수가 컷오프(공천 배제) 되거나 험지로 재배치됐고, 이례적인 초(趠)다자경선의 벽에 부딪혔다. 친윤계가 보수정당의 텃밭 영남권에서 단수공천을 받거나, ‘현역 프리미엄’을 통해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재까지 전국 254개 지역구 중 213곳에 대한 후보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친윤 색채가 옅거나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가까운 인사들 다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유승민계의 경우 통계청장 출신으로 지난 총선 강남병에 전략공천 됐던 초선 유경준 의원(강남병)이 고배를 마셨다. 한동훈 비대위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강남병 전략공천이 발표되면서다. 직전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낸 유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이번 총선 공약개발본부 공약기획단장, 정책위 부의장, 국회 연금개혁특별위 여당 간사 등을 주요 직책을 다수 맡았지만 공관위는 ‘3분의 2 의결’에 따른 예외조항을 적용해 전략공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경기 지역 미결정 선거구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놓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험지가 아니라 사지(死地)로 보내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낸 재선의 류성걸 의원도 지역구인 대구 동-군위갑이 국민추천제 대상에 포함되며 사실상 컷오프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의 과거 지역구를 물려받은 대구 동구청장 출신 초선 강대식 의원(대구 동-군위을)은 이례적인 5자 경선을 치르고 있다. 5자 경선은 앞서 발표된 시스템 공천 룰에 없는 데다, 결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 동-군위을은 경기 포천-가평과 함께 유일한 5자 경선 지역이다. 포천-가평에는 이준석계 ‘천아용인’으로 활동하다 당 잔류를 택한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원희룡계로 분류되는 권신일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도 경선에 참여한다. 또 다른 원희룡계인 김재식 전 구로갑 당협위원장은 앞서 컷오프됐다.
오세훈계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오 시장의 최측근인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이 전날 경기 하남시갑 선거구에서 컷오프됐다. 하남시갑에서는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이름을 알린 이용 의원(비례)과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가 3자 경선을 치른다. 이 전 대변인은 하남을로 재배치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서울 서대문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4선 박진 의원이 전략공천 되면서 무산됐다.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경북 안동-예천 경선에 올랐으나, 현역인 김형동 의원과 양자 대결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넘어야 한다.
부침없이 본선에 진출한 건 오 시장의 21대 총선 출마지를 물려받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광진을)뿐이다. 이에 한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 실현성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시장과 친분을 과시하는 ‘오세훈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정작 오세훈계는 본선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친윤 색채가 옅은 부산시장 출신의 5선 서병수 의원, 3선 조해진 의원은 부산·울산·경남(PK)의 험지인 ‘낙동강벨트’로 재배치 됐다.
이는 현역과 원외 인사를 불문하고 약진하는 친윤계와 대조적이다. 앞서 친윤계에서는 김기현 전 대표와 박성민 전 전략기획부총장을 제외하고 중진을 비롯한 전·현직 지도부 대다수가 단수공천된 바 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판을 받은 ‘초선 연판장 사태’에 이름을 올린 영남권 의원들도 다수 공천장을 받았다. 원외에서는 대통령실 출신 중에서도 ‘찐윤’으로 분류되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과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의 본선행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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