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선 “부담스럽다는 게 전반적”
‘통합 비례’ 논의 관련해선 선 긋는 상황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4·10 총선 출마 의지를 표명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조국의 강’을 또 넘어야 하느냐”며 부담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일 자녀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등 혐의 관련 자신의 2심 선고 직후부터 ‘정치 참여’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사실상 총선 출마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에서 총선 관련 입장을 밝힌 뒤 14일에는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전남 목포로 이동해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전날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들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신당을 통한 총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조 전 장관 움직임에 부정적 기류가 흐른다. 비례대표 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과 관련해선 함께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 첫 회의 후 현역 의원을 보유한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 원내 3개 정당과 논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했을 때 구성 범위가 넓혀질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나머지 정당은 창당도 안 돼 있거나 원내에 진입돼 있지 않아 국민적 대표성이 안 된다”고 했다.
조만간 조 전 장관 신당이 정당의 요건을 갖추더라도 실질적인 논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부담스럽다는 게 전반적 분위기”라며 “‘조국의 강’을 넘어온지 얼마 안 됐는데 또 넘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본인 및 일가와 관련해 불거진 의혹이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졌고 일련의 상황 자체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부담이 됐는데,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과의 연결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12월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전 장관이 출마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는 진행자 질문에 “좀 쉽지 않지 않을까 싶다”며 “왜냐하면 2심에서까지 지금 현재 금고형 이상을 받으셨잖나”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비례대표가 아니라 부산처럼 민주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서 지역구 선거에 뛰어든다고 해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게 민주당 내 분위기다. 조 전 장관과 선거 연대 등을 하게 되는 경우 결국은 민주당이 ‘조국 신당’을 인정하는 셈이 되는데, 그 자체로 선거에 ‘플러스 요인’이 크다는 판단이 서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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