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여야합의안 野추인 불발도 지적…“굉장히 유감”
출근길 백브리핑에 “제가 꺾일 리스크 있지만 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저는 민주당 갈 걸 그랬어요. 정치하기 너무 편할 것 같아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선거제 관련 전 당원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을 직격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민주당의 선거제 전당원투표를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위원장은 “뭐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말을 바꿔도 되고, 거기에 대해서 얼마든지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그거 본인들의 핵심 공약이었던 것 같다. 거기다가 권역별이라고 붙이는 건 원래대로 돌아가기 창피해서 그러는 거잖나”라며 “기본적인 부끄러움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까지) 60여일 남았는데 이러고 있냐”며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이 총선을 60여일 앞두고도 선거제 관련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끝내 전 당원투표 실시를 결정한 데 대한 비판이다. 투표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는 안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현행 선거제로 총선을 치를 경우 의석 확보에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민주당 주류가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뒀을 당시에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 여부를 전 당원투표에 붙여 결정한 바 있다.
민주당을 향한 한 위원장의 쓴소리는 이어졌다. 그는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 추인 불발로 처리가 무산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에 대해서도 “(여야 합의안을) 의원총회에서 관철을 못하시더라”며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도 이거 유예하고 싶을 것이고,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저희는 명분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총에서 관철을 못하셨다. 그럼 앞으로 우리는 민주당의 누구와 정치를 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 협상해서 다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 위원장은 “저도 일주일에 한번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누가 그러더라도 저는 안 그러기로 했다”며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주 1회 언론 백브리핑’ 방침을 꼬집기도 했다. ‘신년 기자회견을 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저는 매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출근길 백브리핑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물론 이거(출근길 백브리핑)를 통해서 제가 꺾여버릴 만한 리스크도 크다. 말실수 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저는 이렇게 하려고 한다. 불편한 질문 피하지 않고, 맞는 말을 하고, (그래야) 우리 당이 뭘 하려고 하는지 드러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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