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타이어업계가 지난해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에 힘입어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도 원자재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업체별 타이어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3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4조410억원, 영업이익 388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지난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13.5%, 영업이익은 1578.5% 늘어난 수치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시장전망치(컨센서스)도 매출액 9조730억원, 영업이익 1조193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타이어의 역대 최고 매출은 2022년 달성한 8조3942억원, 영업이익은 2016년 달성한 역대 최고 영업이익 1조1032억원이다.

금호타이어 연간 실적. [금호타이어 제공]

지난 2022년 5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시장전망치 기준 영업이익 1917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2조7347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이 많이 하락한 물류비”라면서 “지난해 중동지역에서 물류리스크가 발생한 12월 이전에는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 평균치가 1500p(포인트)를 밑도는 등 물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가 지난 2022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 역시 물류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중국과 베트남,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중국과 헝가리,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넥센타이어의 해외 공장은 중국과 체코 단 2곳에 불과하다.

넥센타이어는 현지 생산 규모에서도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와 차이를 보인다. 해외 지역 수출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해상운임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의 원재료 시장가격 분석 추이. [금호타이어 IR 자료]

타이어 생산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합성고무·천연고무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것도 실적 상승세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t(톤)당 1668달러 수준이던 천연고무는 지난해 3분기 1337달러, 1041달러였던 합성고무는 825달러로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4분기에는 가격이 소폭 반등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시장 전망도 밝다. 김귀연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경우에도 지난 3분기 이후 비용하락에 기인한 실적개선이 있었고 현재까지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거둔 실적보다 더욱 좋은 1조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도 “18~20인치급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판매량이 점차 확대되면서 실적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차 증설을 마친 베트남 공장이 안정화되고, 기존 물류와 원자재 분야에서 개선된 환경이 조성되면서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3.5% 상향된 4조5600억원으로 설정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3사는 향후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 증설에 나선다. 헝가리 공장에서 트럭·버스용 타이어도 생산한다. 금호타이어도 베트남공장의 안정화에 나서고, 넥센타이어는 오는 2028년 북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