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파급력 경계…“이준석, 反윤석열 당 만들겠다는 것”
허은아, 3일 與 탈당 후 개혁신당 합류…현역의원 첫 사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신년 하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번달 중순께 공식 출범할 ‘개혁보수신당(가칭)’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한 위원장과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의 ‘혁신’ 이미지가 이 전 대표의 이미지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번주 중 개혁보수신당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은 이 전 대표는 개혁보수신당의 첫 정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창당을 하면 (신당의) 정체성과 방향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정책에 맞춰 현장도 방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한동훈 때리기’로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 위원장의 ‘개혁’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가 ‘이준석 신당’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다는 당내 주장을 반박하려는 목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성역을 건들지 못해 망한 것처럼 한 위원장도 성역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역은) 김건희 여사와 관계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특검’이라고 이미 특정된 내용에 대해 혼자 ‘도이치 특검’이라고 하며 사람들을 교정하려고 들지 않냐. 가르치려고 하지 않냐”며 “한 위원장도 결국 냉철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어두운 세상으로 가면 하비 덴트(영화 ‘다크 나이트’의 검사)가 되는 것이고 밝은 세상으로 가면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특검에 대해 독소조항 이야기를 꺼내는 수간 어두운 세상 쪽으로 발을 하나씩 걷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빼기, 김종인 빼기, 이준석 빼기 정도면 자유한국당으로 볼 만하다”며 비대위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컨벤션 효과’로 일단 이 전 대표의 파급력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한 위원장은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어리고 똑똑한 이미지에 할 말은 하는 성격”이라며 “김기현 체제를 비롯해 기존 당정 관계에 대한 비판이 이 전 대표의 몫이었다면 이제는 한 위원장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비판은 도를 넘어섰다”며 “윤석열 정부의 변화를 원한다면 최소한 같은 보수진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발언해야 하는데 (지금 모습은) 개혁보수신당이 아닌 ‘반(反) 윤석열 당’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의 ‘패거리’ 발언을 직격한 이 전 대표에 대해 “새로운 당에 대한 본인의 정치적 공간을 어디로 규정할지 매우 중요한데 선명한 야당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려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인 ‘천아인’ 중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오전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한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중에선 처음이다. 허 의원은 기존 지역구(서울 동대문을) 사무실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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