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양근혁 기자] ‘이준석 신당’인 가칭 ‘개혁신당’이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과 동시에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후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 신당에 참여할 정치권 인사들의 ‘공식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신당 합류가 예견된 인사들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이 전 대표와 꾸준히 소통해온 대선주자급 정치인과 현역 의원 또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비정치인의 합류 여부가 신당 파급력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은아 의원. [연합]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개혁신당 합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사람은 천 위원장이고, 같은 날 오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앞으로 가칭 개혁신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깊은 고민 끝에 내부에서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 4인방 가운데 최종적으로 3명만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신당 합류 가능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공식적인 선언 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당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신당 합류에 선을 그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의 세몰이 관건은 ‘예측 불가능’했던 인사들의 합류 여부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예측 가능’했던 인사들은 측근 4인방이다. 이들 외에 정치권 안팎에서 대중적 신뢰감이 높고 참신한 인물이 신당에 합류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경남 김해시 인제로 51번길 김해삼성초등학교 옆 길에 세워진 고 김오랑 중령 흉상 앞에서 열린 44주기 추모제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

우선 이 전 대표의 정치 행보와 정책 노선이 상당 부분 겹쳤던 유 전 의원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의원 역시 이 전 대표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당정관계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비슷하다.

다만 유 전 의원이 이 전 대표가 이끌 신당에 합류할 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던 유 전 의원은 양당 구조의 정치 현실에서 제3지대 신당의 현실적 한계를 몸소 경험한 만큼 개혁신당 합류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7일 MBC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이 막상 해보면 엄청난 각오 없이는 정말 성공하기 힘들다”며 “탈당 여부나 신당으로 새로 시작할지에 대해선 생각만 오래 했고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개혁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사들은 극소수다. 측근 4인방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인 허 의원 만이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가운데서도 신당 참여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의 경우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개혁신당 합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신당 창당을 선언하기 전부터 ‘세 불리기’에 힘을 쏟아왔다. 이 전 대표가 창당 발기인 격으로 구축한 연락망에는 6만∼7만여명의 시민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으로 총선 예비후보를 모집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과 교류하며 ‘제3지대 빅텐트’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