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뒤면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15~64세) 1명이 노인인구(65세 이상)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2022~2072년)’ 전망에 매우 우울해진다. 요즘 아이들이 노인세대 부양에 허덕일 운명에 놓였다는 점에서 암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날로 커져가는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통계청 분석을 보면 지난해 3674만명인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3417만명) 소폭 줄었다가 2072년엔 1658만명까지 떨어진다. 반면 지난해 898만명인 고령인구는 내후년 1000만명 선을 뚫고, 2072년엔 1727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한다. 50년 뒤면 생산인구가 고령인구에 추월당하는 것이다. 특히 예비 생산연령계층(0~14세) 유소년의 2072년 인구는 238만명으로 줄어든다. 지난해(595만명)의 40%에 불과한 수치다. 유소년들이 장성한 후엔 ‘1인 1노인 부양’을 위해 버는 돈 족족 갖다 바쳐야 한다는 예측 앞에서 ‘청소년이여, 꿈과 희망을 가져라’고 하는 것은 낯뜨거운 일일 것이다.
빨라진 ‘늙은 대한민국’ 시계와 위기감이 더 커진 국가소멸론은 충격적이다. 10년 뒤면 인구 5000만명 선이 붕괴하고 50년 뒤엔 3622만명으로 급감한다. 인구는 3분의1이 없어지는데, 그 인구의 반을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국가 경쟁력, 경제 성장률 운운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희망의 나라’가 아니라 ‘비관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출산 수렁에서 탈출해야 할 절박함은 이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 원인을 모르는 이는 없다. 젊은이들 앞에 닥친 현실은 온통 뿌옇다. 어렸을때부터의 과도한 경쟁, 그 경쟁을 뚫고 나아가도 기다리고 있는 취업난, 사회에 나와서도 자력으론 불가능해 보이는 내집마련.... 그러니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에 망설일 수 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 경고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지난해 기준 0.78명)이라는 오명은 익숙한 단어가 됐다. 지난 2006년 저출산 종합대책을 세우고, 예산 380조원을 쏟아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하루라도 빨리 획기적인 저출산 극복 대책을 내놔야 할때다. 일자리, 부동산,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의 제1정책 테이블에 ‘결혼 및 출산 유도 정책’을 올려놔야 한다. 얼마전 일본은 출생아 수를 늘리기 위해 아이 셋을 낳으면 무조건 대학을 공짜로 보내주겠다는 특단의 대책까지 내놨다. 그걸 그대로 따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라면 고정 관념을 확 바꾸자는 것이다. 획기적인 대책,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