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비대위원장·한 선대위원장 ‘시나리오’
‘투톱 체제’ 통한 총선 준비 무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신현주 기자]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 부재 상황이 된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선거를 본격 지휘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오는 ‘투톱 체제’ 시나리오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인선을 마무리하고 비대위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같은 속도전에는 앞서 출범했던 정진석·주호영 비대위 모두 출범까지 10일 안팎에 불과했단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주말에 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온 이후 대통령실과도 의견을 조율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12월 말 설치 완료되면, 비대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인선하는 수순을 거쳐 1월 초 공관위 역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으로 선대위 역시 1월 중 띄운단 것이 당 내부의 구상이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비대위, 공관위, 선대위 등 구성해야 하는 큰 조직이 3가지 있는데, 이 조직을 어떤 순서로 구성할지도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여러 의원의 의견을 들어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당헌 당규상 (공관위를) 1월 10일까지 구성해야 하므로 그 규정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까지 가장 많은 권한을 지니게 될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현재 원희룡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력하게 후보로 거론됐던 나경원 전 의원은 전날 사실상 고사 의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들 합동 북콘서트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반면, 원 장관의 경우 전날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3 주택건설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상황과 관련해 “현재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변화가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원 장관은 또 지난 11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층간소음 대책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헌신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쇄신 의지가 있는 사람이 본인이 먼저 희생하고 혁신하겠다는 것인 만큼 괜찮은 선택지”라며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역할이기 때문에 원 장관이나 나 전 의원처럼 당 사무총장도 하고 원내대표도 했던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군인 한 장관의 경우,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출입국 이민관리청(이민청) 설립과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 도입 마무리가 아직 남은 상황이다. 또한 한 장관의 역할이 당을 안정시키고 혼란을 수습하는 비대위원장이 아닌, 최일선에서 선거를 지휘하는 ‘선대위원장’에 더 적합하다는 당내 목소리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수도권 선거가 이번 총선의 핵심이기 때문에 총선에서 당의 얼굴은 비대위원장 아닌 선대위원장이 되어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은 당 혼란 수습하는 안정형이어야 하고 선대위원장으로 한 장관 같은 정치 신인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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