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책임론’ 제기 없었냐는 질문에 “특정 원인 단정 못 해”
국민의힘 총선 시계 ‘올스탑’…공관위 구성, 1월로 미뤄지나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전날 당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뜻을 모았다. 당 지도부는 빠른 시일 내에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앞선 정진석 비대위, 주호영 비대위 출범 시기를 고려했을 때 연내 출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심을 모은 비대위원장 후보에는 장관 출신, 중진급 의원, 원외 인사 등이 두루 거론되는 상황인 가운데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공동위원장 체제가 아닌 ‘1인 위원장 체제’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도부는 김기현 대표의 사퇴로 맞이한 비대위 체제 전환과 관련해 ‘용산 책임론’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궐위했을 때 6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 수 있도록 (당헌·당규에)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전당대회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비대위 체제로 지도 체제를 빨리 구성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김기현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 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당대표 사퇴에 따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며 “그러나 당의 위기 상황에서 당무 공백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계속 업무를 수행 할 것이다. 향후 사표 수리 여부는 새로 구성되는 지도부에 일임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또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이라는 기준으로 인선을 해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와 원외 비대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공동 비대위’가 구성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그는 “공동 비대위원장보다는 한 분이 맡는 것이 훨씬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현재 지도부는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을 정리하기 위해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총선 국면을 이끌 비대위원장인 만큼 안정적인 관리형 인사가 유력히 거론되지만, 여야의 인적 쇄신 경쟁 속에서 혁신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고, 두루두루 공감대를 많이 받는 사람을 통일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며 “현재는 공감대가 많은 사람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용산 대통령실과 의견 조율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며 “당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니까 당 안팎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김기현 지도부 와해의 최대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 관계’가 꼽히는 만큼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용산 책임론’과 관련해 “현재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가진 문제점이 뭐가 있는지를 분석해야 하고 그 문제의 원인을 해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특정한 것이 지금 상황의 원인이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고 종합적으로 국민의힘의 문제가 무엇인지 다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를 두고 윤 원내대표는 “당대표직에서 내려와 당 혁신의 길을 터줬다”며 “그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비대위 출범으로 국민의힘 총선 준비는 ‘시계 제로’ 상태다. 당초 국민의힘은 14일까지 총선기획단 활동을 마무리 한 뒤 15일 이후, 늦어도 크리스마스 전후까지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중진 용퇴’ 압박을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출범으로 맞받으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모든 계획은 틀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오는 1월 10일까지 공관위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그 규정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