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안 의원을 임명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의 전략공천 방향을 지휘하는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정세균(SK)계로 분류되는 4선 안규백 의원을 임명했다. 지도부의 안 의원 중용에 대해 격화일로를 걷고 있는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내홍을 의식한 ‘탕평 전략’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비명계는 안 의원은 더는 SK계가 아닌 친명계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략공관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민주당 지도부와 비명계 의원들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지도부는 당무 경험이 많고 계파색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안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힌 반면, 계파에 따른 ‘공천학살’을 우려하고 있는 비명계는 안 의원이 사실상 친명계에 속한다며 이번 임명이 친명일색 지도부의 확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SNS에 게시한 ‘안규백 선생님, 정세균계라는 이름을 내려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꼼수탕평책은 단합이 아니다”라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 임명은 계파 안배가 아니다”라며 “안 의원님은 이미 원칙과 상식,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을 걸어온 정세균 전 총리님의 길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탕평책의 하나로 내놓은 안 의원 임명은 탕평이 아닌 정세균계에서 이재명계로 전환한 친명인사 임명”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략공관위원장 임명 직후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략공천은 유능한 인재를 당선 시키기 위한 불가피하다는 평가와,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입김에 따라 줄세우기 공천이 이뤄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이 공존하는 제도다.

안 의원은 7일 SNS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사사로운 연에 얽매이기보다 오직 당의 승리만을 유일한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 선거구를 최소화해 당원 동지께서 직접 추천하는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도록 하겠다”며 “그럼에도 필요한 경우 전략 선거구를 정하게 하는 당헌·당규 취지에 따라 필요한 곳이 필요한 인재를 추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당헌은 “당 대표는 전체 선거구의 20% 범위에서 선거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를 선정해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당무위원회의 인준으로 추천을 확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