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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빅텐트’ 인요한 혁신위 한 달…‘친윤에 최후통첩’ 승부수 띄웠다 [이런정치]
與 혁신위원 3명 사퇴 의사…“김기현 체제 위한 시간끌기용” 발언 후폭풍
내주 ‘불출마 및 험지 출마’ 권고안 정식 의결…김기현 지도부 송부 예고
김기현, 그새 ‘비대위 압박 방어선’ 완성…영남 재선 김석기 최고위 합류
친윤도 비윤도 “혁신 없었다” 비판…일각선 “필요한 이야기했다” 호평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출범 한 달을 맞은 국민의힘 혁신위가 중대 기로에 놓였다. 친윤 지도부 및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희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표류하면서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됐다. 혁신위는 뒤늦게 김기현 지도부 압박 수순에 들어갔지만, 지도부 역시 물밑 비대위 요구를 버텨낼 ‘김기현 총선 체제’를 완성하며 방어에 나섰다. 당 내에선 친윤·비윤을 막론하고 “혁신은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은 혁신위 사퇴 의사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전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친윤 의원에 대한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를 정식 안결으로 의결해 최고위원회의에 송부하는 시점을 놓고 격론 벌였다. 인요한 위원장은 “일주일 더 토의를 하고 난 뒤 의결하기로 했다”고 결론을 밝혔다. 그러나 3명 위원들은 논의 과정에서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이란 발언이 나온 데 항의하며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인 위원장은 사의 표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혁신위 내부 갈등과 관련해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핵심 친윤 인사인 김기현 대표와 3선 장제원 의원이 사실상 혁신위의 희생 권고를 거부했음에도, 혁신위가 ‘조기 해체론’을 진화하며 속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인 게 패착이란 평가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그 때 권고를 밀어붙여야 했는데 혁신위가 꼬리를 내린 것”이라며 “타이밍을 놓치고 진의도 의심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혁신위가 (지도부를 상대로) 드러누웠어야 한다”고 “(이제 와서 하겠다는 건) 누군가가 기획해서 일주일 내로 작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든 거고, 이걸 바탕으로 또 뭔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내주 사퇴 권고를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송부하더라도, 최고위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혁신위가 주춤하는 동안 김기현 지도부 체제는 공고해졌다. 약 일주일 앞당겨 전날 열린 전국위에서 김재원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최고위원직에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이 선출되면서다. 경찰 출신으로 영남권 재선인 김 의원은 단수 입후보하며 안정적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김기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 김 의원의 합류를 놓고 한 당 관계자는 “비대위로 전환할 수 없는 구조를 완성했다”고 총평했다.

당헌·당규상 비대위는 ▷당 대표 사퇴 등 궐위 ▷선출직(4명)·청년(1명) 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이 사퇴 등으로 궐위 시 출범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 내에선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물밑 비대위 요구가 있는데, 김 의원이 최고위에 합류하며 김 대표의 당권 장악력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전날 “총선을 앞두고 저와 함께 당을 이끌어나갈 신임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총선 지휘 의사를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12월 중 공천관리위를 띄우기 위해 위원장 후보군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에선 친윤·비윤을 막론하고 ‘혁신 실패’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혁신위의 권고를 공개 비판한 친윤계 이용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혁신안들을 내놓고 있다”며 “혁신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 비윤계 의원은 “당에 필요한 혁신은 ‘위로부터의 혁신’인데 대통령에 대한 요구는 월권이라고 선을 긋더니 결국 지도부에도 밀렸다”며 “이대로면 실패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혁신위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대응에 성공했다는 호응도 있다. 한 당 관계자는 “보선 참패 이후에 정국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했다”며 “보다 세련된 방식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사퇴 권고도 보수 통합도 선거를 앞두고 필요한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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