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경쟁력 등 주요 평가 요소 부상
만19~34세 청년 더 많은 가산점 부여
당무감사 결과 앞둔 원외에서도 ‘긴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이 현역의원의 ‘20%+α’를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현역의원 111명 중 22명 이상에게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현역 의원 20% 컷오프’보다 강화된 안으로, 현역 의원들 사이에선 술렁임이 일고 있다. 역대 최대 물갈이가 예고된 원외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된다.
23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현역의원의 20%에 해당하는 최소 22명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전날 오후 열린 3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제안한 현역 20% 공천 배제 원칙을 넘어서는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총선기획단은 “워낙 파급력이 큰 사안이고, 최종 결정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총선기획단은 이날 ‘낙하산 공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시스템 공천 심사 방안을 마련하고, 더 젊어진 청년 공천 기반도 마련했다. 당무감사 결과와 후보 경쟁력·도덕성 등 평가 항목을 최대한 정량화해 ‘꿰맞추기식’ 공천 심사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당 관계자는 “하위 20%는 무조건 탈락이고, 이에 더해 가령 도덕성이나 당선 가능성 등 배점을 크게 둔 특정 항목에서 크게 떨어진 경우 ‘+α’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수준이 아닌 20~30% 차이 수준으로 크게 진다고 나오면 하위 20%가 아니라도 컷오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공천의 경우 ‘만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더 많은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현재 만 45세 미만을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 부여되던 만 45세 미만 청년까지 가산점은 그대로 주되, 20·30세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청년기본법상 청년 기준인 만 19~34세에게 가산점을 더 많이 부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총선기획단 방침을 놓고선 영남권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의원 89명 중 56명이 영남권이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하위 20%가 아닌데도 ‘+α’로 분류된 의원들은 반발이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 당무감사위는 앞서 전국 253개 당협 중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을 대상으로 실시된 정기 당무감사 결과를 최근 김기현 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에게 보고했다. 김 대표는 주말 사이 원외 당협위원장에 한해 당무감사 결과를 우선 발표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선거 준비를 위해 교체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며 “현역 의원들은 공천관리위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70%를 갈아치우겠다는 이야기가 있어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원외 당협위원장은 “당협위원장 중 함량 미달인 인사도 많지만, 대안도 없어서 당도 딜레마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이번 당무감사가 워낙 어려웠어서 다들 긴장하고 있다”며 “당협위원장은 공천과 직결되는 자리로 다들 목숨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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