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인요한과 공식 만남
“민주당에 정나미 떨어졌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친 비판을 쏟아내 온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의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21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의 만남이 주목되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소재 대덕특구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강연회에 강연자로 참석한다. 강연은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주제로 열리며, 특강 인사인 이 의원은 국민의힘의 혁신 추진에 대해 야권 인사로서의 조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인 위원장이 행사 등에서의 조우가 아닌 공식 석상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혁신위는 이 의원을 초청하며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을 가감 없이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요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의원에 대해 “아주 신선한 분”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또 “오늘 (언론사 행사에서) 처음 뵀는데 그 분도 역시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생각이 똑같다. 내일 대전에서 만나 더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과 국민의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결정할 바가 아니다. 당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면 현명한 판단을 내려 달라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서 이 의원이 자신의 향후 거취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지속 시사해 온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과 관련, “민주당을 탈당한다면 국민의힘에 가는 것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다. 내 정치적 꿈을 펼칠 곳으로 적합하고 나를 반긴다면 간다”라고 말했다.
앞서 탈당을 시사한 발언보다 수위가 올라간 것으로, 21일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을 기점으로 탈당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지난 15일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부터 국민의힘 입당 선택지까지 다 열어놓았느냐’는 질문에 “어느 가능성이든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의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 내 역할이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토양이나 분위기가 그러면 개의치 않고 어디든 선택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을 탈당하느냐’는 질문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다. 정나미도 떨어졌고 아주 진저리나고 공격받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그렇다. 당내에선 내 공간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때는 확 그냥 뛰쳐나가고 싶고, 또 돌아보니 남아 있으려는 마음도 있고 복잡하게 섞여 있다”며 “다른 데로 간다고 해도 미지수고 신당도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잔류 여지도 열어뒀다.
현 시점에 잔류보다는 탈당 가능성이 높다고 이해해도 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우선 ‘열린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이 의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 상태다.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은 지난 17일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의원님이 오신다고 하면 저부터 버선발로 나가서 맞아드리겠다”면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되시면 국민의힘이 가장 역대급 비용을, 몸값을 제공하고 모셔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영입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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