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구 출마설 이어 선대위원장설도
부인 공개 행보 이어 이날 ‘보수 심장’ 대구 방문
정치 경험 전무·중도 확장성은 한계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요한 위원장이 최근 중진과 윤핵관을 압박하는 이유는 한동훈 장관 앞에 카펫 깔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장관은 수도권, 서울, 강남벨트나 혹은 비례대표로 갈 것이다.(박지원 전 국정원장)”
여의도 정가의 시선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쏠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현 정부의 대표적 ‘스타 장관’에 오른 그의 거취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수도권 위기론’의 중심지인 서울 출마설, 전국 선거를 지휘할 선대위원장설에 이어 최근 인요한 혁신위와 갈등을 빚는 김기현 지도부를 대체할 ‘한동훈 비대위’ 관측까지 나왔다. 한 장관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 내에선 “선거에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란 말이 나온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최근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의 힘겨루기는 12월 총선용 개각 전망과 맞물려 ‘한동훈 비대위설’로 번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등 친윤 핵심 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압박하는 혁신위 행보를 놓고 “김기현 지도부를 교체하려고 한다”는 추측이 힘을 얻으면서다. 비대위 수장으로는 12월 예산 정국 이후 당으로 복귀하는 장관급 인사들 중 한 장관 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전 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원희룡 장관이 제일 좋은 정치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이) 훌륭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검찰) 가족을 시키는, 한동훈 장관을 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대위설과 별개로 한 장관의 총선 출마는 국민의힘 내에서 기정사실화된 지 오래다. 국민의힘에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수도권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며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영남권 의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과연 (한 장관이) 출마를 안 할 수 있을까”라며 “당에서 강하게 요구하면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법무정책 현장방문차 대구를 찾은 그의 행보를 ‘몸풀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는 전국에서 한 장관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이라며 “눈도장 찍기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가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 역시 ‘총선 출마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장관의 출마 지역으로는 과거 ‘정치 1번지’ 상징성이 있는 종로구와 더불어 송파구, 마포구 등이 거론된다. 한 장관이 비례대표 순번에 이름을 올리고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 선거운동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장관을 둘러싼 시나리오를 놓고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장관은) 직업인으로서 완성된 커리어와 뛰어난 언변, 전국적 인지도와 스타성을 갖췄다”며 “충분히 당의 얼굴이 될 만하다”고 호평했다.
반면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설과 관련해 “이름이 좀 있다고 해서 곧바로 당을 맡아서 선거를 치르는 거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 장관은 보수층에 어필할 수 있을진 몰라도, 중도층에 소구력을 갖기 어렵다”며 “수도권 선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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