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식기 전 법안 발의해 주도권 잡고 가겠다는 의도
군위군 대구 편입, 3년 걸렸는데…“총선 전 통과 어렵”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조경태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이번주 내로 ‘김포시 서울 편입’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다. ‘메가시티’ 관련 논의 열기가 식기 전 법안을 국회 테이블에 올려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겠는 의도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와 과거 군위군 대구시 편입 사례를 살펴볼 때 총선 전에는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주 ‘김포시 서울 편입’ 법안을 대표발의한다.
당초 국민의힘은 다른 지역 의견을 취합해 12월 말 법안을 낼 계획이었지만, 발의 시기를 한 달 정도 당겼다. 더불어민주당이 ‘메가시티’ 구상에 맞서 ‘1기 신도시특별법 연내 처리’를 제시하는 등 국면전환을 노리는 데 대한 방어 전략이다.
특위는 우선적으로 ‘김포시 서울 편입’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 뒤 구리시, 하남시 등 추가로 편입을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법안을 추가 발의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통화에서 “(서울 편입은)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바텀업’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민들이 원하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교감하며 속도 조절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을) 총선용이라고 주장하는데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일정대로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총선 전 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관할구역 변경은 지방의회끼리 합의한 뒤 법률로 정하도록 되어있는데 이 과정에서 1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2020년 군위군 대구시 편입 당시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국회의원, 시·도의회 정치색이 같은데도 시행까지 총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관할구역 변경안은 지난 2021년 10월 한 차례 부결 끝에 경북도의회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1월 행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지만 이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경북 안동, 예천을 지역구로 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소멸 위험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던 법안은 김 의원이 행안위에서 사·보임되고 홍준표 대구 시장이 강하게 밀어붙인 끝에 지난해 12월 가까스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포의 경우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지역 국회의원 2명과 경기도지사까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행안위도 상임위원장, 제1소위원장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라 안건으로 상정될지조차 미지수다.
총선 전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국민의힘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면 김포시를 비롯해 광명시, 구리시, 하남시 등 서울 편입을 원하는 지역의 표를 얻을 수 있지만,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이들의 표를 아예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모든 총선 공약에는 ‘일장일단’이 존재한다. 김포시가 편입되면 집값이 올라가겠지만 김포시에 전세, 월세로 거주하는 사람들은 불만을 토로할 것이고 서울시민 중 김포시 편입을 반대하는 이들의 표도 완전히 놓칠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지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안을 발의하는 것까지는 플러스 요소지만 통과를 시키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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