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최대 3차례 법원 출석 ‘재판 리스크’도
이원욱·이상민 등 비명 ‘원칙과 상식’ 세력화
지도부는 ‘통합’ 반복 강조…“내부 의견 조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법원이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는 상황에서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들도 최근 ‘세력화’에 나서 이 대표 리더십을 흔들기 위한 채비 중이다. 아울러 최근 정책 이슈를 선점하지 못한다는 당내 비판까지, 총선을 5개월 앞둔 거대야당 수장 리더십이 안팎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14일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날 법원의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사건을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과 분리해서 진행하기로 한 결정으로 선고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위증교사 사건과 대장동 등 사건을 병합 심사해달라는 이 대표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사건들과 사건 구조가 다르기에 별도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수 차례 전화해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법원 판단으로 이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년 4월 총선 전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비교적 사건이 단순한 위증교사 혐의를 복잡한 대장동 등 사건과 분리해서 심리하면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지난달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어 유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1심 판결이 유죄로 날 경우 총선을 앞둔 국면에 야권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야 하는 재판도 총 3건으로 확정됐다. 매주 화요일 대장동 재판과 격주 금요일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데 더해, 위증교사 의혹 재판까지 별도로 진행되면서 최대 주3회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내 온 비명계가 세력화에 나서고 있어 리더십에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는 이르면 이번주 ‘원칙과 상식’(가칭) 모임을 출범하고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명계 모임에 대해 “공부 모임이 아닌 정치 세력 모임”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회원의 이름을 걸고 하는 본격적인 정치 세력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양극화, 적대적 정치, 혐오 정치 등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 문제부터 짚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모임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제 하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위축됐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 적극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앞서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해 왔던 만큼 향후 총선 판도에 미칠 영향까지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또 다른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에 “우선은 탈당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비명계가 모이게 된 이유는 함께 해야 당내 협상력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함께 탈당하는 상황이 민주당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일단 이들이 유의미한 세력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지도부는 ‘통합’ 메시지를 반복 강조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비명계가 탈당하는)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지도부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공천) 룰에 대해서는 지난 4월에 공개됐을 때 다 동의했던 방식이고 그 룰대로 관리하면 공천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일각의 ‘공천 학살’ 우려에 대해 거리를 뒀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