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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혁신위 ‘해체’ 검토에도 ‘싸늘’한 중진들…“때가 아니다” [이런정치]
“쓴소리 해도 응답 안 하면 무슨 소용…이번주라도 해산 가능”
중진들 “인요한에게 등 떠밀려 험지 가는 게 이기는 선거냐”
장제원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 위해 서울 가지 않겠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중진 의원들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중진 의원 험지 출마’를 요구했지만 중진 의원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혁신위가 ‘조기 해체’ 카드까지 꺼내면서다. 혁신위의 특단 조치에도 중진 의원들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출범 때부터 ‘제 역할을 못하면 조기해산’ 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 활동 기한은 60일로 내달 24일까지다.

혁신위 관계자는 “당에 쓴소리를 하는 것이 혁신위 역할인데 (당이) 혁신을 하겠다면서도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면 뭔 소용이냐”며 “이번주라도 혁신을 종료하겠다고 조기 해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은 당 지도부에도 공유됐다. 지도부 관계자는 “혁신위가 처음 나올 때부터 (조기 해산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당 대표가 전권을 준 만큼 다양한 혁신 목소리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혁신위가 ‘조기 해체’를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은 되려 김기현 지도부에게 짐만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희생 요구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 지역구에 그냥 조용히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좀 나오고 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의 ‘특단’ 경고에도 중진 의원들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인 위원장에게 등 떠밀려 험지에 출마하는 것은 ‘이기는 선거’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는 이유다.

최근 인 위원장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충청권 중진의원은 “혁신위는 혁신위의 역할이 있는 것이고 이를 어떻게 소화할지는 당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역구의 특성을 고려해야 해야 한다. 충청권은 중도 지지층이 많아 국민의힘에게 결코 만만한 지역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충청권 중진의원은 “인 위원장에게 밀려나 험지에 출마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중진 의원들이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불출마) 해도 우리가 한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뜻”이라며 “혁신위원들이 먼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SNS]

지도부에선 혁신위 권고가 ‘지도부 불출마’ 권고로 이어질까 경계하는 모양새다. 친윤계 중진에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만약 불출마 한다면 본인의 결단이 가장 파급력 있을 때 발표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험지에 출마하면 의미도 퇴색하고 유권자들도 뽑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중진 험지 출마’ 권고 수용 여부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 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윤계’ 중진인 장제원, 주호영 의원 등은 최근 ‘지역구를 사수하겠다’고 발언하며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지역 지지자들 모임인 ‘여원산악회’ 창립 기념식에서 “저보고 서울 가라고 한다”며 “저는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에 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상 발전의 꿈, 그 업적 하나로 족하다”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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