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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층간소음, 청년월세...수요예측 실패에 겉도는 정책들

수요 예측이 빗나가거나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편성된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사실상 ‘실패한 정책’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국토교통부가 시행 중인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매트 설치 지원사업과 청년월세 지원사업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 실효성을 철저히 따져 필요한 예산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게 정책 수립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등한시하다 보니 정책은 겉돌고 국민 혈세만 낭비되는 것이다. 이런 정책들이 눈에 자주 띄면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층간소음 저감매트 지원사업은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애초 이 정책은 지난해 층간소음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개선방안으로 제시됐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위해 올해 5000건 지원을 예상하고 15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8월 말 현재 지원 건수는 단 1건에 그쳤다. 국토부는 관련 대출 시스템 구축이 늦어진 결과라고 하지만 핑계일 뿐이다. 이미 국회예산정책에서도 지원 방식이 저리의 대출 형식이다 보니 수요자 입장에선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예산 편성 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매트는 아파트 실내소음을 거의 흡수하지 못해 설령 깔더라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한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 “허울뿐인 생색내기용 정책”이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청년월세 지원사업은 높은 문턱으로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 경우다.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해 준다는 게 사업의 골자로 청년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선정 기준 충족이 쉽지 않아 실제 수혜자는 지극히 한정적이었다. 청년 소득이 중위소득의 60%(1인 가구 기준 116만원)이라야 하는데 최저시급 월급만 받아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지난해 82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집행률은 14.2%에 그쳤다. 올해 예산은 442억원으로 절반으로 깎였지만 집행은 30% 선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내년에는 103억원으로 더 쪼그라든다. 국회 국토위가 중위소득 80% 이하로 높여 예산 집행률을 높이라고 권고했지만 내년이면 제도 자체는 일몰된다.

올해만 해도 세수 부족이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입은 줄고 돈을 써야 할 곳은 넘쳐 빚으로 나라살림 꾸리는 상황이다. 한 푼의 예산이라도 필요한 곳에 투입해 최대한 효과를 거두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머리 정책이 여전히 난무한다면 정부의 무능을 탓할 수밖에 없다. 정책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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