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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PPL 시대는 끝”…이젠 ‘콘텐츠 커머스’ 시대[언박싱]
웹드라마 만드는 한섬·콘텐츠 회사 인수한 신세계
TV·유튜브 PPL 영향력 줄어드니 콘텐츠 자체 제작
아직은 초기 단계…효과는 “두고 봐야”
배우 장의수가 출연하는 패션 예능 '매치 포인트'. 해당 예능이 방영되는 유튜브 채널은 지난 9월 현대백화점 그룹 한섬이 만들었다. [사진출처=푸쳐핸썸 유튜브]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출장 나갈 때 이렇게 입는다고? 혹시 부동산 쪽에서 일해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일반인 출연자가 현재 옷차림이 자신의 ‘출장룩’이라 소개한다. 맞은편에 앉은 진행자는 입은 옷을 살피며 그의 직업을 유추한다. 알고 보니 그의 직업은 신발 수선공. 예상치 못한 반전에 진행자가 놀란다.

일할 때 입고 다니는 옷으로 그 사람의 직업을 맞추는 유튜브 예능 ‘매치포인트’의 한 장면이다. 해당 예능은 지난 9월 현대백화점그룹 패션부문 한섬이 만든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영되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옷도 한섬 브랜드 ‘시스템’ 옷이다. 이렇게 예능이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사 브랜드 제품을 노출하는 시도를 ‘콘텐츠 커머스’라 부른다.

백화점·홈쇼핑이 직접 예능·드라마 제작

유통업계의 광고 형식이 진화하고 있다. 남이 만든 예능이나 드라마 등 콘텐츠 안에 개연성을 부여하던 간접광고(PPL) 방식을 넘어 직접 제품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 유통사가 제작사나 방송국의 눈치를 볼 필요 없는데다 자연스러운 광고가 가능해 향후 콘텐츠 커머스를 시도하는 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들이 콘텐츠 커머스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한섬은 오는 11일 패션업계 최초로 웹드라마를 방영한다. CJ ENM과 공동·기획 제작한 ‘핸드메이드 러브’는 천상(天上)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인간 세상에서 맞춤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옷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한다는 설정의 로맨스 판타지다. 해당 드라마는 내년 1월까지 한섬이 만든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지난 4월 콘텐츠 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탑매니지먼트’와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제작사 ‘스튜디오329’ 등을 인수했다. 지난 6월에는 이금림 드라마 작가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실크우드’를 품에 안기도 했다. 아직 설립 초기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사업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차별화한 동영상 콘텐츠 제작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에 활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에 먼저 뛰어든 CJ 오쇼핑은 최근 tvN 예능 콘텐츠 ‘바닷길 선발대’와 미디어 커머스를 진행하는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J 오쇼핑은 지난해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자사 패션 브랜드를 노출해 기획전으로 50억원 넘는 판매액을 올리기도 했다.

TV·유튜브 PPL 효과 그닥~ “상품 맞춤형 영상 직접 제작”

유통업계가 최근 콘텐츠 커머스에 적극적인 이유는 예전만큼 PPL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PPL의 주요 채널인 지상파나 종편의 영향력이 줄어든데다 유튜브 콘텐츠도 광고 규정 강화로 예전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특히나 업계의 주요 공략층인 MZ세대 고객들은 기존 PPL의 방식인 ‘억지로 짜맞추기 식’의 상업적 광고를 싫어해 큰 돈을 주고 PPL을 해놓고 오히려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반면 자사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경우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부터 상품 판매를 염두에 두기에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개연성 없는 간접광고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유튜브 채널에 ‘유료 광고 포함’ 배너가 뜨지 않아 자연스러운 광고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최근 유통 서비스가 ‘종합 콘텐츠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제작 콘텐츠로 자사 유통 채널에 신규 고객들을 유치할 수도 있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인만큼 실제 업계가 콘텐츠 커머스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CJ 오쇼핑 관계자는 “tvN 예능이나 드라마를 통해 콘텐츠 커머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큰 성과보다는 시도에 의의두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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