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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25년만에 가장 강력한 총파업…정면돌파 카드 꺼낸 佛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편’ 강행 정면돌파에 나섰다. 노동계도 총파업으로 대응하고 있다. 연금 개편이 마크롱 정부의 경제·노동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현 정부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마크롱 정부는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를 통해 기존에 정부가 밝혀 온 연금개편 계획의 틀을 그대로 가져가겠다고 발표했다. 총리는 “보편적 연금 체제를 구축할 때가 왔다”면서 “새 체제가 공정하다고 믿기에 이 개혁을 완수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금 개편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 간의 강대강 대치는 이날로 일주일을 넘겼다. 25년 만의 가장 강력한 총파업이 프랑스를 뒤덮으면서, 도심이 마비되고 파업으로 인해 연말 경기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지난 5일(현지시간) 1차 총파업을 통해 주최측 추산 150만명을 동원한 데 이어 지난 10일 2차 총파업에도 약 34만명(내무부 추산)이 동참하며 연금개편 저지를 위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조 지도부는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체제 개편 공약을 거둘 때까지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마크롱 정부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연금개편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의제다. 큰 방향은 연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현역에서 일해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개편안에 따르면 연금 수령 연령은 오는 2027년부터 현 62세에서 64세로 늦춰진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개편을 통해 국가재정 부담을 줄여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밝혀왔다. 프랑스 정부는이번에 연금개편에 실패하면 2025년까지 연기금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7%인 170억 유로(22조5천억원 상당)까지 불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편 의지가 실현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일이다. 임기 이후 줄곧 ‘개혁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온 마크롱 대통령이 쉽게 연금개편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유류세 인상을 포기 한 것과 달리 연금개혁을 포기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린 폴리시는 “좌우 이념적 편향성을 거부하며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란 자신의 정당을 창당한 그는 미국과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변화를 주도, 금융 개혁가로서 면모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벌써부터 노동계는 필리프 총리의 담화에 반발, 다가오는 17일 세 번째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1995년 알랭 마리 쥐페 역시 연금개혁을 추진했지만, 파업으로 인해 한 달 동안 나라가 마비되자 이를 포기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노동법과 세법에 대한 개혁을 추진했지만, 역사는 연금제도에 대한 변화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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