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구매, 해외 판매자 초청 경비, 물류비 등 지원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가능하다면 일본에서 수입하던 부품을 다른 나라로 변경하고 싶습니다.”
지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일본에서의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부산지역 기계, 철강·금속 기업들의 탈(脫)일본 노력에 부산시가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시(오거돈 시장)는 7일 부산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부산지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일본에서 수입하던 부품을 미국, 독일 등 다른 나라로 수입국을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부산의 총수입액은 148억 달러이고 그중 일본에서의 수입액은 25억 달러로 산술적인 수입품의 일본 의존도는 16.8%이지만, 일본 수입 상위 100대 품목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일본 의존도는 35.3%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기계, 철강·금속, 전자전기 등 지역 주력산업의 생산에 필요한 품목들이 많아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바꾸려면 부품기업에 도면을 의뢰해 시제품을 제작한 뒤, 적용 테스트를 완료한 후에야 부품을 변경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이 기계 분야의 경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수입국 다변화 지원 사업은 신규 수입시장 발굴을 위해 소요되는 각종 비용 중 시제품·표본 구매비, 물류비, 판매자 방문·초청 경비, 통·번역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제안하는 맞춤형 특수 비용까지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일 무역전쟁 확대에 대응해 긴급히 예산을 편성,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것으로 지역기업의 부품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은 “오사카 무역사무소, 부산경제진흥원 등 4개의 수출기업 피해센터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역기업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향후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부산지역 제조업 기업들의 부품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 주도의 기존 통상정책에서 처음으로 수입 관련 사업을 개발한 것이라 부담은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긴급히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부산시는 한일 무역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추경을 통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기업 수출입 통계 정밀분석, 글로벌 소재부품 구매사업 등 지역기업의 피해 최소화 및 생산구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일본에서 주요 부품 및 소재 등을 수입하고 있는 부산시 소재 제조업 기업 중 신규 수입국으로 변경을 시도하는 기업이면 신청이 가능하며,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8월 15일부터 부산광역시 해외마케팅통합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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