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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서 물갈이는 경찰개혁 상징?…전문가, “썩은 사과 도려내기론 한계”
제1호 특별 인사관리구역 강남서 164명 대규모 인사 이동
전문가, “임시방편일뿐, 제식구 감싸기 문화 달라져야”
민갑룡 경찰청장 28일 오후 사상자 27명을 낸 '광주 클럽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수사본부가 꾸려진 광주 서부경찰서를 찾아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보고 받고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최근 경찰이 각종 유착 비리 의혹에 휘말린 강남경찰서를 제1호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해 대규모 인사 물갈이를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경찰 유착 비리는 강남경찰서만의 문제가 아니며, 근본적으로는 경찰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강남서를 비롯해 서초·송파·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경찰서를 전담하는 반부패 전담팀을 만들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9일 오전 경찰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정례 간담회에서 최근 있었던 강남서 인사 개혁과 관련해 “강남서를 제 이름으로 제1호 특별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 그에 따른 인사관리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책안에 따르면 비위가 집중 발생하거나 비위 발생 위험이 높은 경찰관서나 부서는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제1호 특별 인사관리 구역은 강남서다. 이미 강남서는 지난 24일 소속 경정 6명·경감 15명·경위 이하 143명 등 총 164명을 전출하기로 했다. 민 청장은 “컨설팅 팀을 조직해 강남서를 가장 모범적인 경찰서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 조치를 컨설팅 하도록 했다”며 “강남서를 개혁의 상징서가 되도록 변화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별인사 관리 제도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으로는 내부 문화와 선발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강남서에서 여러 각종 의혹이 나오니까 상징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 유착 비리는 강남서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인사 물갈이를 통한 개혁은 썩은 사과 몇 개가 문제라는 접근방법인데, 사실 몇 개 사과만 고르면 몇 년 지나면 다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이 사과들을 담고 있는 상자를 바꿔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문화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찰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경찰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숨겨주기 급급한데, 이러한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내부고발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외부 감찰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이 같은 식구인 경찰을 관리한다고 하면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처럼 시민 감사제도 등을 도입해 경찰 내부의 문제가 발생하면 조속하고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시험 성적 위주인 신입 경찰 선발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교수는 “권력이 있는,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경찰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돈과 권력을 보고 경찰이 된 이들은 외부 유혹에 더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객관식 시험 성적 순으로 뽑을 것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사명감, 인성을 보고 선발할 수 있도록 선발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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