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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전 이민 갔던 자매, 광주수영대회서 심판-통역봉사로 ‘한솥밥’
광주수영대회 전정옥 통역(왼쪽)과 전정임 심판위원장. [광주수영대회 조직위원회]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우리나라 다이빙의 살아있는 역사를 증명하는 자매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성공을 위해 통역봉사로 의기투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번 대회에서 심판과 통역으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정임(61.사진 오른쪽) 다이빙 심판위원장과 전정옥(63) 통역이 그 주인공이다.

전정임 위원장은 이력 자체가 우리나라 다이빙계의 역사다.

전 위원장은 1970년대 다이빙 종목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에서 산업은행 실업팀 선수로 5년간 활약했다.

선수 은퇴 후에는 은행원으로 생활하면서 다이빙 심판으로 변신해 현재는 대한수영연맹 심판위원장과 대한체육회 심판 이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광주대회에서도 대회 전체 심판위원장과 다이빙 심판위원장으로 공정한 채점과 심판룰 등을 관장하고 있다.

이런 전 위원장이 광주에서 활약하는 것은 첫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광주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언니인 전정옥씨까지 이번 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다.

전씨 자매가 40여년 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주로 생활하며 한국에 있는 가족과는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에 언니 전정옥씨가 광주대회에 참여한 계기는 전정임 위원장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회화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통역요원이 많을수록 대회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언니를 대회에 초대했다.

통역 전정옥씨는 “동생이 다이빙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다이빙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다이빙에 대해 공부했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일부러 통역이 배치되지 않은 곳까지 찾아가 외국인 선수들을 안내하며 한국의 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참가 의미를 전했다.

두 자매는 한집에서 이렇게 오래 같이 산 것은 40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잘 몰랐던 가족의 정과 사소한 버릇까지 새삼 느끼고 있다

전정임 심판위원장은 “일주일 가량을 함께 생활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오래 같이 사는 것은 다이빙 선수가 되기 전인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다”며 “언니가 매일 아침부터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을 보면 가족의 정을 새삼 느낀다”며 웃었다.

특히 두 자매는 요즘 광주와 깊은 정을 느끼고 있다.

언니 전정옥씨는 “힘든 일이 많을 텐데 대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자기 자리에 일을 열심히 하고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을 보며 따뜻한 광주의 정을 느낀다”며 “저도 이번 대회가 성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정임 위원장은 “다이빙과 광주가 첫 인연을 이렇게 잘 맺었으니 앞으로도 다이빙 국제대회가 광주에서 개최돼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다이빙의 저변 확대를 위해 언니와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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