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어 조롱하는 등 모욕적 행위를 했던 청년 4명 중 일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보호시설 ‘나눔의 집’ 관계자는 “소녀상을 모욕했던 한 청년이 전화를 걸어와 혼자라도 사과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에 4명이 모두 와서 사과하라고 했더니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와 1명이 사과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청년은 그냥 벌금을 내고 말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할머니들은 지금도 청년들이 사과한다면 선처하겠다는 입장인데도 그들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나눔의 집은 청년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할머니들의 의사에 따라 고소장 제출을 미뤄왔었다. 그러나 일부가 끝까지 사과를 거부함에따라 할머니 6명을 대리해 A씨(31)등 남성 4명을 처벌해달라고 지난 10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가 취하되면 처벌을 면할 수 있지만 사과를 거부하면 4명 모두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다음주 이들을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6일 오전 0시8분쯤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 있는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의 조롱 행위를 했다. 당시 “덴노헤이카반자이(천황폐하 만세)”라는 일본말을 외치기도 했다. 또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였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안산 등에 거주하는 20~30대들로 1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며, 대부분 무직이거나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일본말을 하면 더 모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뻔뻔하다”, “얼굴 공개해야 한다”, “벌금 원한다니 전과자나 되라” 등 분노 표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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