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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평? 휴전?…한자리 앉은 靑-與-野‘삼각셈법’
박 대통령, 향후 국정운영 추진 동력 확보
이완구 대표, 집권 여당 리더십 다질 기회…박영선 대표, 인사등 현안 실질적 변화요구


세월호 사고와 문창극 낙마 사태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정치권에 ‘화평 모드’가 조성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3인의 셈법은 제 각각이다. 회동 하루 전 야당이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을 주장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공천을 발표 한 것도 변수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과 야당의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이 국회 사랑재에서 황우여 대표와 김한길 대표를 만났지만 야당의 원내대표와 직접 대면하게 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대표 대신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새누리당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 큰 원인이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여야 원내대표와의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급한 현안 1순위는 정부조직 개편안이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후 ‘국가안전처(가칭)’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해 둔 상태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은 해경 존치를 주장하며 개편안 처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김영란법, 유병언법, 세월호 특별법 등에 대한 국회 협조도 필요하다. 법안 처리의 실질적 권한이 두 원내대표에 있는 만큼,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이날 회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을 통해 집권 여당의 리더십을 보일 기회라 평가하고 있다. 이날 회동도 이 원내대표의 제안을 박 원내대표가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오는 30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은 원만한 ‘맏형’ 역할을 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셈법은 다르다. 이미 야당 내에선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휘둘린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와 만나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은 인사 난맥 등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박 대통령의 입지를 높여주게 될 것이란 우려다. 결국 이는 야당 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회동 이틀 전인 지난 8일 갑작스럽게 ‘국가대개조 범국민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담화문을 발표한 것도 야당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정해두고, 야당을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이같은 관점에서 회동 하루 전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공천한 것은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권 전 과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서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던 인사다. 지난 대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주장하는 인사를 회동 전날 전략공천했다는 점은 야당의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새정치연합은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소통 강화 및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꼼꼼히 짚어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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