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돌아온 사무총장’이냐, ‘현역 구청장’이냐.
오는 7월 30일 부산 해운대ㆍ기장갑 보궐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된 서병수 의원이 비워둔 자리에, 3선 의원이자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안경률 전 의원과 해운대 구청장 출신인 배덕광 후보가 당내 공천 경쟁에서 맞부닥친 것이다. 야권에선 부산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바람을 일으켰던 오거돈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안 전 사무총장은 11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ㆍ30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친박 바람’에 밀려 최종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른바 ‘비박’계 의원의 한계 탓에 친박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안 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피아로 대표되는 우리사회의 부패사슬을 끊어내고 사회지도층의 도덕 재무장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사무총장은 해운대·기장갑과 인접한 해운대·기장을 지역에서 지난 16대~18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다. 그러나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그는 이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방문교수로 갔다가 올해 초 귀국했다.
배 전 구청장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해운대 구정을 이끌며 해운대를 명실상부한 세계적 명품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배 전 구청장은 과거 해운대 구청장 출마에서 안 전 의원의 물밑 작업으로 공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위 해운대구 보궐선거를 두고 ‘정치적 아버지’와 ‘아들’의 대결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석동현 전 검사장 역시 이날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다음 주 중 출마를 선언 하겠다”고 밝혔고, 허범도 전 부산시 정무특보도 이날 오전 중소기업 지원 등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출마 선언을 진행했다.
정치적 중량감 등을 고려하면 안 전 사무총장과 배 전 구청장의 양파전이 예상된다. 특히 안 전 사무총장의 경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사석에서 ‘형님 동생’ 사이로 지내는 등 막역한 사이란 점도 고려 대상이다. 전당대회 일정이 7월 14일이고, 보궐선거가 30일로 예정된만큼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공천 결과가 달라질 공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배 전 구청장은 유권자 친밀도에선 앞서간다는 평가다. 그는 올해 3월까지 구청장 직에 재직했고, 지방선거 과정에선 서병수 부산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만큼 ‘친박’ 세력의 지원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 당내 경선이 안 전 사무총장과 배 전 구청장의 양자 구도로 좁혀질 경우 ‘비박’ 대 ‘친박’ 사이의 경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외부적으론 부산시장 직을 두고 석패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특히 오 전 장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해운대 지역에선 서병수 후보보다 많은 표를 거둬,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 후보와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후보의 출마 여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오 후보는 이르면 오는 16일 해외로 출국할 예정이다. 불과 한달앞으로 다가온 보궐 선거 출마를 아예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 후보측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치는 생물이니 ‘출마는 절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로선 출마 의사는 없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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