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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전문성없어 더 위험한 ‘政 보은의 낙하산’
‘낙하산 인사’는 대통령부터 기초의원까지 선출직 공무원이 당선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은혜를 되갚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는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마찬가지로 관리·감독 과정에서 끊임없는 비리와 부실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태생부터 이미 또다른 대형참사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낙하산 인사는 해당 분야 관리 출신들인 ‘관피아’와 달리 전문성조차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하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는다.

각 분야에서 감독, 규제, 견제 역할을 해야 할 각 기관에 포진된 관피아들이 고액연봉과 전관예우를 받으면서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선출직 공무원의 배려로 자리를 차지한 낙하산 인사들이 이들의 정치적 병풍역할을 맡으면서 관피아와 낙하산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기업 부채 급증과 도덕적 해이 등을 해소하고 공공성과 자율성 회복을 위해 역대 정부는 하나같이 공공부문 및 공기업 낙하산 금지를 공공연히 표방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2012년 12월 “국민께 큰 부담이 되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며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던 것도 낙하산 인사의 폐단을 그만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친박계 낙하산 파티’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낙하산 인사의 악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3월 발간한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들어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포진된 친박 인사들은 114명이며, 이중 공공기관장은 45명에 달한다.

최근 논란이 된 사례만 살펴봐도 박 대통령 캠프에서 인천지역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서청원 의원에게 보궐선거 후보를 양보한 뒤 보상 논란이 일었던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박 대통령 캠프 유세본부장을 맡았던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역시 박 대통령 캠프에서 특별직능단장을 맡았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있다. 낙하산 인사에 있어서만큼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대 민주주의 시스템의 전형처럼 여겨지는 미국이 그러하듯이, 새로운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 하는 참모들이 주요 포스트에 배치돼 함께 국정을 고민하고 운영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관피아는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몸담고 있던 행정기관과 유착을 도모하지만 낙하산 기관장들은 사실상 하는 일도 없다”며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관행이 쉽게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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