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제 2의 ‘서해 훼리호 참사’에 비견되고 있는 6000t급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국회는 16일 하루종일 술렁였다. 예정됐던 일정은 대부분 간소화되거나 중단됐고, 양당 지도부는 급거 전라남도 진도로 뛰어갔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전라남도 지사직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은 선관위 조사 등에 대한 자료를 뿌리면서 눈총을 사기도 했다.
사고 사실이 처음 알려진 16일 오전 가장 먼저 ‘세월호 사고’와 관련, 논평을 낸 곳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연합 김진표 의원실이었다. 김 의원실은 오전 11시 15분께 첫 자료에서 승객들의 무사 구조와 재발방지책을 주문했다. 김 의원이 정치권에서 가장 빠르게 관련 사안에 대응한 것은 사고 선박 탑승자 가운데 절대 다수가 안산 단원고 재학중인 학생들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안산은 인구 70만의 중형 도시로, 비교적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대응은 역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후보측(오후 12시7분)에서 나왔다. 전직 교육감 출신이라는 점과 경기지역 사안이라는 점이 김 후보가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교육감은 피해 학생들이 많은 단원고를 직접 방문하고, 관련 사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자신의 차량으로 진도로 떠나기도 했다.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무사귀환 기원’ 등의 논평과 자료를 쏟아낸 시점은 이날 오후 2시를 넘겨서다. 대다수 보좌관들과 의원들이 점심을 먹으면서도 관련 보도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실종자 수가 107명에서 29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던 3시를 넘어선 ‘서해 훼리 참사’가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경기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 등 새누리당 당내 중량급 인사들이 서둘러 전남 진도로 향했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예정됐던 의원총회에서도 기초연금법 제정안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논의보다는 당 차원의 재난대책위원회 구성에 더 많은 논의 시간을 할애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대표도 이날 오후 5시께 비행기편을 이용해 전남 진도로 출발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사고 해역이 당의 텃밭인 전남 지역임을 고려, 교통편 제공과 필수 물품 지원 등을 도당 차원에서 마련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방선거 관련 일정도 전면 중단했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도 세월호 사고의 긴급함을 고려해 진행 시간을 단축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당내에 최규성 의원을 단장으로, 유기홍 의원과 이찬열 의원을 간사로 한 사고대책단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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