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6ㆍ4 지방선거까지 남은 일수가 두자리수로 떨어지면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이 일고 있다. 1차적으론 역대 최저 수준(10%대)에 근접해가는 당 지지율이 원인이다. 여기에다 굵직한 정치 현안에 대한 대응 미숙, 야당답지 못한 야당, 의원들의 돌출 발언 등이 추가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령(令)이 안선다’는 한 당직자의 말은 ‘대표의 위기’ 상을 반영한다.
지난 24일부터 청와대 단식에 들어간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김한길 대표께 보고드렸더니 ‘단식을 하지마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초선인 남윤 의원과 이학영 의원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이틀째 단식 중이다. 지난해 12월 3일 여야 4인 협의체에서 약속했던 ‘특검 시기와 방법은 계속 논의한다’를 지키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두 의원은 전날 아침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김 대표를 만났고, 만남 직후 보도자료를 뿌리고 단식에 들어갔다. 형식은 ‘보고’였지만, 사실상 ‘통보’에 해당하는 단식 선언이었다. 의원들의 개별 행동은 최근 추세로 나타난다.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 좋은 미래’가 출범했다. 이들은 오는 3월 6일께부터 세차례에 걸쳐 미래 비전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첫 토론 주제는 ‘노동이 있는 복지국가’다. 모임 간사 김기식 의원은 “두번째는 경제민주화, 세번째는 한반도 평화가 주제”라고 말했다. ‘더 좋은 미래’는 이목희, 우원식, 은수미, 진성준 등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구성원이다. 이 모임 의원들은 자신들의 모임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지만,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 등에 대해 ‘강성 발언’을 해왔던 의원들이 대다수여서 ‘모임’ 자체만으로도 ‘메시지’가 된다는 것이 당 안팎의 해석이다.
사실상 ‘기초의회 공천 유지’를 김 대표가 선언한 것에 대한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최재성, 오영식 등 ‘혁신모임’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지난 23일 ‘공천 계속’의사를 표한 것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광역 단체와 시도 단체의 경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기정 의원은 “기초 의회의 경우 탈당 등의 문제가 있어 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도지사나 시장 후보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초선거 공천폐지 대선공약이 지켜져야 한다. 국민과 당원들께 한 약속을 저버려선 안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론으로 선택한 만큼 반드시 ‘기초의회 공천폐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사례도 있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20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문재인 의원이 ‘구원등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의원이 주최한 이 자리에는 유은혜, 박영선, 우윤근, 노영민 등이 참석했다. 정 의원의 주장은 북한 인권민생법안 처리 등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노선을 ‘우회전’으로 정하자 이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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