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폐지 번복 여부엔 침묵
안철수 의원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무공천’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어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동문서답’ ‘헌신짝’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 배경에 대해 “정당정치에 어긋난다는 반대를 무릅쓰고, 우선은 이런 기득권 구조부터 타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며 “지금 여당은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공약이행 대신 상향식 공천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국민 여러분, 믿어지십니까. 가장 중요한 대선공약조차 지키지 않았는데, 중앙당이나 지역구의원의 영향력 없이 정말 진정한 상향공천을 이룬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보십니까”라며 “그것이 진심이라면 대선 때 그렇게 약속했어야 하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 비판의 핵심은 정부 여당이었다. 전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 등이 기초의회 공천 폐지에 대한 입장을 번복키로 한 것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공천 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에 대해 일정 부분 긍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신 안 의원 측은 ‘새정치연합’이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세력임을 분명히 밝히는 차원에서 기존 정치권과의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새정치에 공감하고, 저희당의 이름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뜻을 가진 분들도 적지 않다. 사실 이 부분이 창당의 주요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기성정당도 아닌 저희가 저희가 국민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저희들은 새정치를 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초의회 공천 폐지 입장을 다시 밝혔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 선거연대의 핵심 키를 쥔 인물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다. 김 교육감은 안 의원 측의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정치권에선 ‘민주당 서울시장, 안철수 신당 경기지사’ 빅딜론이 여전히 유효하다. 김 교육감이 ‘안 의원 측 행’을 선택하느냐가 야권의 수도권 선거 전략에 큰 변수가 될 공산이 큰 것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