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선자는 16일 오후 ‘김재연 당선자가 유시민 전 대표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A4용지 4장 분량의 장문의 편지를 썼다. 김 당선자는 이 장문의 편지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전 언론사에 뿌리는 동시에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올리는 등 치밀한 선전전을 보여 보는 이들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는 유 전 대표가 자신에게 ‘김재연 동지’라고 불렀던 일화를 소개하며 “아직도 저를 동지로 생각하실지, 그렇게 불러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글을 드린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4월말 쯤 당 비례대표선거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한 후 3번까지 사퇴를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왔다”며 “(그러나) 저는 그 소문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청년비례대표를 사퇴시킬 온라인 투표 조작의혹이 밝혀진 바도 없었고, 상식적으로 우리 당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정치적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청년비례대표가 사퇴해야한다면 그동안 청년정치를 주목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을 것이고, 우리 당 내에서 그런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청년비례대표를 사퇴시키는 해당 행위가 용납되지도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이청호 씨의 조중동 언론플레이가 시작되고, 학생위원회에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에게 청년비례 진상조사결과를 빨리 발표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했지만 싸늘한 반응이 돌아왔을 때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총체적 부정, 부실’이라는 딱지를 붙인 진상조사결과가 언론에 대서특필 됐을 때, 제 자신이 얼마나 순진했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여론은 마치 1위로 선출된 저와 저의 지지자들이 부정을 저지른 것 마냥 들끓었고, 사퇴하지 않으면 금배지에 환장한 쓰레기로 매도되는 분위기였다”며 “그냥 사퇴하겠다는 한마디만 하면 모든 것이 정리되고 당신은 명예롭게 차세대 정치주자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숱하게 들었다”고 술회했다.
특히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퇴 요구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통합진보당을 하루아침에 쓰레기 당으로 만들고, 당원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은 근거가 된 조준호 위원장의 진상조사보고서가 품고 있는 허위를 똑똑히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보정치의 미래인 청년을 아끼는 우리 당의 진심을 유 대표를 통해 확인했다고 믿어왔는데, 이러한 청년들의 믿음을 납득할 수 없는 ‘정치 논리’로 짓밟은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실 것이냐고 물었다”며 “(유 대표는) 당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라고 짧게 답했었다”고 썼다.
그는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청년들의 실망감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도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노력하겠다. 그 길에 유 대표님과 다시 ‘동지’로 설 수 있게 되기를 한 번 더 기대한다”는 말로 편지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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