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예상키 어려운 초박빙의 총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상대 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종북 세력’ 이라고 규정하며 색깔론 공세에 나섰고, 야당은 여당 후보에 대한 1차 검증 자료를 공개하고 성추문 등을 소재 삼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선거 임박때마다 반복되는 ‘상대당 헐뜯기’가 재현되는 것이다.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26일 “김일성의 신년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의 초상화 앞에서 묵념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분들”이라며 통합진보당을 향해 이념 공세를 퍼부었다. 이상일 대변인도 “경기동부연합은 한미동맹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다. 이 대표는 경기동부연합을 모른다고 했지만 그의 남편 심모 변호사도 이 조직에 속해있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때리기를 통해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기동부연합’을 전면에 내세워 ‘색깔론’으로 공격을 하면 수도권지역과 멀게는 충청과 부산경남(PK)지역에서도 민주통합당 지지세를 꺽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체성 공천을 하며 야권이 중도층을 많이 잃었다. 이를 적극 공략해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정희 대표는 “색깔론과 불법 정치공작에 맛서 싸우겠다”고 밝히면서 고소·고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록 결국 새누리당이 구성한 ‘색깔론 프레임’에 갖히는 형국이 될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념공세에 맞선 민주당은 국면전환을 고심중이다. 민주당은 26일 새누리당 후보 230명에 대한 1차 검증자료를 만들어 공개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후보들을 ▲친재벌·부자 후보 ▲MB돌격대 후보 ▲몰역사 후보 ▲부도덕 후보 등으로 분류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박근혜 새누리당은 총선 버스에 무자격·부적격 후보를 가득 태우고 쇄신을 부르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선숙 사무총장도 “새누리당이 공천을 신경써서 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자격이 없거나 부적격한 후보들이 상당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정우택(청주 상당) 후보의 성상납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의뢰 내용은 2008년~2010년 사이 3차례에 걸쳐 제주도 모 호텔에서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정 후보는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민주당은 “관기 발언 전력에 비춰 정 후보가 부도덕한 생활을 해왔다는 의혹보도는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다”고 비난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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