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낙천 대상자들의 탈당 러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적전분열을 우려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백의종군이 내 갈 길”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시사한 김무성 의원의 당 잔류 발언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준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의원 입장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 하더라도 당선을 확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보수 분열의 장본인이라는 낙인도 감수해야 하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MB맨’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3일 “19대 총선 출마를 접기로 했으며, 종로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전 홍보수석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적전분열로 제가 4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청와대 앞마당인 종로를 야당에 내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총선 출마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11개월 이상 남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 국정 마무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어느 곳에서든 제가 할 수 있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종로 승리를 위해서도 흔쾌히 돕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대해 “낡은 선거 프레임의 반복일 뿐인데,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이를 새로운 프레임으로 넘어서려 하기는커녕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심지어 특정세력 배제의 논리로 삼는 행태는 정치의 퇴행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공천 전반을 객관적 근거에 의한 과학적 공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이상 더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김무성 의원은 “백의종군이 내 갈 길”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고, 같은 날 주전혁(인천 남동을) 의원도 “공천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4선의 이경재(인천 서구·강화을) 의원은 13일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새누리당에 남아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9대 총선에 이어 실시되는 대선은 새누리당의 존립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갈림길”이라며 “이런 때 개개인의 기득권과 감정에 연연해 더 큰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며 ‘백의종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각에서 ‘제3의 보수신당 참여’ 요청을 받았음을 소개하면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보수 가치를 운운하지만, 선거계절에 흔히 일어나는 정치 낭인들의 집합소에 불과하며, 이러한 신당은 보수 세력의 분열을 낳고 보수 가치를 훼손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이번 (인천 서구·강화을) 공천 결과는 후보 적합도로 내세운 참신성, 도덕성, 잦은 당적 변경 문제 등 어느 것도 맞지 않았고, 심사 기준도 뒤엎은 것”이라며 “당의 쇄신 약속이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