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동의안 처리가 분수령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14일 기싸움과 신경전을 치열하게 펼쳤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단식카드까지 꺼내 민주당 내 협상파의 기를 살리고 경경한 지도부를 압박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단식 농성 중인 정 의원은 한미FTA의 여야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여야 8인 의원의 합의에 기초한 한미FTA의 정상적 비준과 폭력없는 국회를 위한 단식’이라고 적힌 플랭카드 아래서 단식 농성 이틀 째를 맞이한 정 의원은 “의회주의는 대화와 타협이 전제조건”이라며 “시간을 갖고 노력하면 합의 처리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내 분위기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단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같은 소장파 의원들은 물론,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도 농성장을 찾아 격려와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황 원내대표는 “여야가 18대 국회에 의회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여러 몸부림이 있고, 피끓는 목소리가 있다”고 야당의 대화 수용을 노래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강경 반대파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민주당내 양심있는 의원들이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며 직접적으로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계기로 한미FTA 정국이 전환점을 찾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대통령이 오셔서 반보씩 양보하면서 극적인 돌파구나 전환점이 마련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민주당 내 강경 지도부에 대한 연이은 공격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는 물론, 야권 연대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남 의원은 “한미 FTA는 공적인 일이고, 야권 통합은 사적인 일”이라며 “손 대표로 상징되는 야권 대선 후보의 사익 때문에 국가적 공익이 한치앞도 못나가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라고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야권 통합을 묶은 야당을 맹비난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