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벌써부터 보궐선거 패배 후폭풍 걱정
민주 이겨도 통합주도권 우려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벌써부터 선거 승패에 따른 후폭풍이 걱정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우여곡절 끝에 나경원 후보를 추대하다시피해서 전면에 내세웠지만, 선거에 패할 경우 공천과정 등을 놓고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향후 정국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성격을 갖고 있는 이상 당선 실패시 의원들의 대대적인 반발이 예상된다.
또 이번 선거에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전격 뛰어듦에 따라 패배시 내년 대선에까지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 전 대표의 자존심에 상처가 가게 되는 것은 물론 서울시민들의 ‘사전평가’를 받게 됐다는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12일 “만일 선거에서 지게 되면 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고, 박 전 대표도 타격을 입게 되는, 속칭 고스톱게임의 ‘광박 피박’의 결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선거 결과에 따른 속내는 한층 더 복잡하다. 선거에 이겨도 고민, 져도 고민이기 때문에 고스톱에 비유하면 어쩔수없이 ‘밀려치는’ 셈이다.
박원순 무소속 후보를 총력지원하기로 나선 만큼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일정부분의 ‘공’은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거직후 바로 진보개혁 진영의 통합국면으로 진입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이름으로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이해찬 전 총리 등 당 외곽 친노(親盧)세력과 재야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혁신과 통합’이 11월 초 ‘통합기구 추진기구’를 만들자고 압박하며 선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혁신과 통합’이 그동안 박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원해온만큼 박 후보가 이기면 입김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에 패할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이 ‘암울한’ 상황이 예상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등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 속에서도 패배하면 책임론과 함께 무력감이 급속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앞으로 당은 선거에서 이겨도, 져도 고민을 해야하는 난관에 봉착해있다”며 “선거에 이기더라도 밖에서 ‘혁신과 통합’ 등이 입을 떡 하니 벌리고 있기 때문에 통합국면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