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때 재보선 ‘40대0’
여권 ‘천군만마’기대감
시민단체 후보 대결 첫경험
‘원칙과 신뢰’ 통할지 주목
‘이박제박(以朴制朴ㆍ박근혜로 박원순을 무찌른다)’
이번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박근혜 전 대표가 전격 나서기로 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특히 나경원 후보가 야권의 박원순 후보에 비해 비교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가 ‘안철수 바람’을 탄 박 후보를 주저앉히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다.
박 전 대표는 이미 과거 서울시장 선거를 지원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06년 당시 당 대표의 신분으로 오세훈 후보를 도왔다. 그때 유세 도중 커터칼 피습을 당하는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결과적으로 오 후보 승리의 견인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위력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 가장 큰 변수는 박 전 대표가 서울선거와 같은 ‘빅 매치’에서 정당이 아닌 시민사회단체에서 선출된 후보와 맞서게 된 상황은 분명 생소하다. ‘원칙과 신뢰’로 대변되는 그의 이미지는 상대 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시민운동의 외길인생을 살아온 박 후보를 상대로 박 전 대표의 과거 강점이 얼마나 발휘될지 관심이다.
야권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박근혜식 복지’를 당론으로 채택해서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는 게 왠지 구태스럽고, 마치 ‘박근혜 사당(私黨)’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재ㆍ보선 11곳 모두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 성적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의 여왕’이란 박 전 대표의 별명은 2004~2006년 크고 작은 재ㆍ보선에서 ‘40대0’의 승리 신화를 만들면서 붙여졌다. 2년3개월간의 야당 대표로 재임하면서 승승장구할 때 여당 대표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9번이나 바뀐 것으로도 유명한 시절이다.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한 직후 천막 당사에서 치른 2004년 총선에서도 개헌 저지선인 100석 이상(121석)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