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와 유업체가 16일 원유(原乳) ℓ당 138원 인상에 우윳값이 얼마나 오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원유값 인상 때 운송비나 인건비, 가공비 등 기타 비용상이 우윳값이 더해져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인상 폭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08년 8월 원유가격을 ℓ당 584원에서 704원으로 120원 인상했을 때는 일주일 만에 서울우유의 소비자 가격이 대형할인점을 기준으로 1850원에서 300원 올라 2150원이 됐다. 원유가가 20.5% 오를 때 대형 마트를 기준으로 16.2% 인상한 것. 이번에는 원유가를 19.6%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에 같은 비례로 계산한다면 서울우유를 기준으로 15.4%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경우 현재 대형 할인점에서 1ℓ에 2150원인 서울우유가 약 2481원이 된다.
가격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편이다. 원유 가격 고시에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협상 타결일로부터 한두 달 내에 인상해야 한다는 게 유가공 회사의 의견이다. 하지만 정부가 가격 인상을 늦추도록 압박하는 점이 변수다. 유업체는 연말까지 가격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서 원가 변동을가격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각종 생필품 인상으로 서민 생활이 어려운데 기다렸다는 듯이 우유 가격을 올리면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업계는 판매로 얻는 이윤이 출고가의 3%가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가가 138원이나 오르면 바로 손해를 보게 되므로 연말까지 버티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인상됐는데 유제품 값을 올리지 않으면 유가공업체는 당장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나 소비자 반응도 봐야 한다”며 “업체 입장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쉽게 올릴 수 없어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가격은 수개월 내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의 자제 요청과 소비자의 반응 등에 따라 시기와 폭을 두고 ‘눈치작전’이벌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분유나 발효유 등 원유를 주 원료로 한 제품은 물론 커피 전문점의 음료나 제과업계에서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 등의 가격 등이 줄줄이 인상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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