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급성장 단계 이후에 찾아오는 ‘케즘’(Chasm: 일시적인 정체)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페이스북ㆍ트위터 등 SNS의 유행과 트랜드의 버블(거품)이 점차 꺼져가는 것 아니냐는 진단도 제기된다.
국내 소프트웨어 1세대로 유명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페이스북 사용자를 모니터링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어 사용자 수가 미미하기는 하지만 처음으로 줄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아니면 어떤 한계에 부딪힌 걸까요?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예전같지 못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대표가 올린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366만4940명이었던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가 20일에는 366만320명으로 줄었다. 특히 한국어 사용자의 경우 287만3840명에서 285만5220명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숫자가 감소했다.
아직 페이지뷰(PV), 순방문자(UV) 숫자의 감소까지 이어지고 있진 않지만, 인터넷 사이트 조사업체들의 집계에서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PV, UV 증가폭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처럼 번지던 이들 SNS 사용자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잘 쓰는 그룹은 활발하지만 그렇지 못한 그룹은 사용이 초기보다는 시들해진 모습”이라고 했다. 초기 시장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에서 일반 사용자층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내 1위 SNS ‘싸이월드’ 운영을 총괄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SNS본부장 이태신 상무는 ‘케즘(Chasm)’ 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상무는 “모바일 사용자에 대한 통계치가 없기 때문에 종합적인 쇠퇴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저희도 헷갈리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초기 급성장 다음에 찾아 오는 케즘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10대, 20대가 주 사용층인 싸이월드와 달리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30대와 40대가 주로 사용하는 전례없는 SNS 서비스다. 초기에는 단순 호기심에서, 그리고 이후론 정보 유통과 인맥 쌓기에 모두 열광했지만 점차 이들 세대가 SNS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30대ㆍ40대가)사회 생활에 바쁜데다, 아주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자기 표현을 안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실시간으로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타임라인 서비스의 한계 ▷유행과 트랜드에 민감한 SNS 자체의 속성 ▷가짜 글 등에 의한 신뢰도 저하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 우려 등도 피로감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적됐다.
이 본부장은 “그렇다고 이들 SNS 사용자가 급감소세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케즘을 뛰어 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않겠느냐. 이는 모든 SNS의 숙제”라고 전했다.
<김대연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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