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화장품 로드숍의 인기몰이가 계속되는 와중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출시한 로드숍 브랜드 ‘에스쁘아’만 유독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다른 로드숍들의 가격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쁘아의 색조제품은 가격이 1만원 후반에서 최고 4만원 후반까지 형성돼 있다. ‘리얼 뷰러 마스카라 볼륨&컬’이 1만8000원, ‘립스틱 크리미 네온팝’이 1만6000원이다. ‘실크 스무딩 비비크림’은 3만원, ‘메이크업 글로우 픽스미스트’는 2만2000원이다. 특히 ‘에스쁘아 스킨 피팅 세럼’이나 ‘모이스처 퍼밍 비비크림’은 3만원~4만5000원 상당으로 웬만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나 다를 바 없는 가격이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다른 로드숍브랜드 ‘에뛰드하우스’ 제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대이다. 에뛰드하우스는 마스카라와 비비크림을 1만원대에 판매하고 있어, 에스쁘아의 제품 가격과는 6000원~1만3000원 정도 차이가 난다.
여타 중저가 로드숍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에이블씨앤씨의 로드숍브랜드 ‘미샤’는 4200원짜리 립글로스와 2000원짜리 아이섀도 등 최저 가격대의 색조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립스틱 가격이 4400~9900원대이고 립글로스는 3300~1만3900원대, 마스카라는 3300~1만9900원대이다. 다른 로드숍도 최고가의 색조제품이 2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에스쁘아 측은 “고가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는 것은 아니고, 고품질의 전문 메이크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대의 로드숍 등장이 다른 로드숍들의 가격대를 덩달아 올려놓을 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회사원 김모(30ㆍ여)씨는 “중저가 로드숍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전 제품 가격이 3300원이었지만 지금은 1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제품이 많다”며 “한 곳에서 가격대가 높은 제품이 나오면 다른 곳도 가격을 올리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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